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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하루 매출 17억원…면세점 쇼핑도 강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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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문을 연 서울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연합뉴스]

지난 18일 문을 연 서울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연합뉴스]

주춤했던 면세점이 다시 약진하고 있다. 특히 롯데·신라·신세계는 확고한 3강 체제를 형성하며 면세점업계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총 매출은 9조19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성장했다. 하반기도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면세점 매출은 18조원 이상으로 지난해(14조4684억원)보다 30%가량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7년 전인 2011년(5조3716억원)보다 3배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면세점(보세판매장·지정면세점) 개수는 30개에서 53개로 23개 늘었으며,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시내면세점은 10개에서 24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3강의 시장점유율은 약 84%였다.

올 하반기는 지난 18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11월 현대백화점 강남점이 개장한다. 또  신세계는 다음 달 초부터 롯데면세점이 빠져나온 인천공항 1 터미널(T1) DF1·5구역 영업에 들어간다. 여기에 HDC신라면세점과 두타면세점도 선전하고 있어 면세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시장인 한국 면세점 산업은 날로 시장 규모를 키워가는 중이다. 2016년 기준 한국은 전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매출 109억 달러(약 12조원)로 시장점유율 1위다.

지난 18일 문을 연 서울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내 사진 스튜디오. [사진 신세계면세점]

지난 18일 문을 연 서울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내 사진 스튜디오. [사진 신세계면세점]

신세계, 강남에 깃발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은 강남점 오픈 후 하루 평균(18~19일) 매출이 17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예상치로 삼은 10억원을 훨씬 상회했다. 안주연 신세계디에프 홍보팀장은 "연말까지 1800억원, 오픈 후 1년간 5000억원이 목표였다. 일단 출발은 좋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강남점의 올해 매출은 25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첫날 매출은 5억원 안팎이었다.

하루 평균 구매자는 1100명, 객단가는 154만원을 기록했다. 구매자 중 한국인 비중은 23%였으나, 매출액으로 치면 5%를 차지했다. 안 팀장은 "내국인은 면세 한도(600달러) 때문에 구매 건수 대비 금액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 중 중국인은 90%가량을 차지해 여전히 면세점의 주 고객은 중국인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외국인 구매자 중 단체관광객 비중은 36%, 개별여행객은 64%를 차지했다. 개별여행객 비중은 높은 이유는 개별로 활동하는 다이공(帶工·보따리상) 때문이다. 높은 구매력을 무기로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면세점과 계약해 '페이백(返点, 물건을 사면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것)'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T1의 DF1·5 구역은 다음 달부터 신세계가 운영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이 구역에서 8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가 이어받아 8월~12월까지 운영하면 3000억원가량의 매출이 예상된다. 또 올 초 영업을 시작한 T2 면세점도 하루 매출 약 5억원으로 약 2000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된다. 여기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1조3510억)보다 30% 높은 1조8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총 매출 1조8000억원에서 올해는 3조원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면세점 삼국지'에서 말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인천공항을 손에 넣고, 강남점을 새로 론칭하며 볼륨을 최대로 키웠다. 업계는 신세계가 지난해 시장점유율 13%에서 올해 20% 가까이 치고 올라올 것으로 전망했다.

신라, 해외 영토 개척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인천공항 1 터미널 DF1·5구역 경쟁입찰에서 신세계에 모두 내주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1~2년 동안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인천공항을 잡지 않은 것이 오히려 영업이익 측면에선 낫다는 평가도 있다. 시내 면세점인 신라면세점 장충점의 매출 호조와 더불어 인천공항을 비롯해 홍콩·싱가포르 아시아 3대 공항에 확실히 자리 잡은 공항면세점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매출 가운데 42.6%를 공항면세점에서 거둬들였다. 신라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1조137억원으로 지난해(7827억원)보다 2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76억원으로 181% 증가했다.

HDC신라면세점을(지분율 50% 반영) 포함한 지난해 신라면세점 매출은 약 4조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약 27%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 이상 성장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 8326억원을 기록한 HDC신라는 올해 1조1000억원으로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HDC신라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매출은 약 30억원이다.

롯데, 내실 챙겼다
롯데는 올해 인천공항 T1 세 곳 중 2곳을 신세계에 내줬으며, 추가로 특허를 딴 곳도 없었다. 출혈이 큰 듯 보이지만, 내실을 키운 측면도 있다. T1을 계약 기간인 2020년까지 운영했다면 높은 임대료로 인해 적자만 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냈고, 2020년까지 영업할 경우 1조4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됐었다. 또 T1의 세 구역 중 알짜인 DF3 주류·담배 구역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시내 면세점인 소공점 매출은 4조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3조1619억원)보다 30%가량 높은 수치다. 역시 화장품을 보따리로 싸가는 다이공이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또 월드타워점의 하루 매출이 30억원 가까이 오르며 약진했다.

롯데면세점은 스위스 듀프리(Dufry)에 이은 세계 2위 면세점 기업이다. 지난달 말 베트남 냐짱 공항점 오픈으로 해외 면세점을 총 7곳을 늘렸으며, 이달엔 대만 타오위안 공항 T2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 호주 면세점 기업 JR 듀티프리 인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은 6조2000억원(해외 15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은 약 42%였다. 2년 전인 지난 2015년 50%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하면 다소 위축된 상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소공점 매출 4조원, 월드타워점 1조원 등을 합해 7조원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 2016년 영업이익은 약 3500억원이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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