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한국인, ‘웰빙지수’ 23개국 중 꼴찌…“부양ㆍ양육 부담에 3040 가장 불행”

중앙일보

입력

웰빙지수 국가 순위표. 자료: 시그나 그룹

웰빙지수 국가 순위표. 자료: 시그나 그룹

 한국인의 삶은 고달팠다.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전세계 23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

시그나그룹, 1만4667명 설문 #한국 지난해 이어 연속 최하위 #스트레스지수 97%, 압도적 1위

 가장 불행하다고 느끼는 세대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부담에 시달리는 3040세대였다.

 라이나생명의 모그룹인 시그나그룹이 23개국을 대상으로 건강과 웰빙 전반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시그나360°웰빙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웰빙지수는 51.7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53.9)보다도 낮아졌다.

 시그나360°웰빙지수는 웰빙에 대한 인식 전반과 신체건강,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관련 건강 및 복지 등 5개 부문 설문을 토대로 산출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3월 한국과 미국, 중국, 영국 등 23개 국가에서 만 18세 이상 성인 1만44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1000명이 참여했다.

 웰빙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인도(70.4)였다. 나이지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65.1로 2위를 차지했고 멕시코(63.8)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웰빙지수는 하위그룹에도 두드러지게 낮았다. 22위를 차지한 홍콩(56.8)과도 격차가 컸다.

 한국인의 웰빙지수 중 점수가 가장 낮은 분야는 재정상황 인식(43.4)이었다. 사회관계(51.7)와 신체건강(52.3)도 낮은 편에 속했다.

 다만 일과 관련한 웰빙지수는 지난해(58.4)에서 올해(59.5) 유일하게 점수가 상승했다.

 합리적인 업무량과 시간(32→38), 직업 안정성(33→38), 워라밸(35→38) 등의 항목에서 긍정적인 답변 비율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세계평균(69.1)과는 격차가 컸다.

 연령대별로 살펴볼 때 35~49세(51.7)의 웰빙 지수가 가장 낮았다. 50세 이상(54.2)과 18∼34세(54.8)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시그나그룹은 “30~40대가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 부담이 커서 심리적ㆍ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육과 부양 부담을 지고 있는 3040은 정작 자신들은 기댈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5∼49세 응답자들은 ‘나이 들어 나를 돌봐줄 사람’을 꼽으라는 질문에 배우자(50%)를 언급하거나 아무도 없다(26%)고 답했다. 자녀라고 응답한 경우는 7%에 불과했다.

 웰빙의 가장 큰 적인 스트레스 지수에서는 한국은 97%로 압도적인 1위였다. 23개국 평균(86%)보다도 높았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일(40%), 돈 문제(33%), 가족(13%) 순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잠을 자거나(48%) 가족 또는 친구와의 대화(41%) 등을 꼽았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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