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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전통시장 살리는 ‘서울상인’정신 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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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1000원만 깎아 주세요.” “깎아주는 건 안 돼. 대신 한줌 더 넣어 줄게.” 전통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 사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쾌적하고 편리한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 시끌벅적하던 거리는 조용해지고 덤을 얹어주던 마음씨 좋은 주인장은 예전 같지 않은 매출에 인정을 베푸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이에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지역상권활력센터는 인심 후하던 전통시장 분위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성공 스토리가 있는 ‘서울상인’을 선발해 다른 상인에게 변화의 동기를 심어주고 떨어진 사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18 서울상인 페스티벌

‘여행을 가면 스타벅스를 찾지 말고 전통시장을 찾아가라’고 한다. 오랜 기간 상인과 지역주민의 소통으로 자리 잡은 전통시장은 그 지역만의 분위기를 가장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가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품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상인 회복시키기’에 나섰다.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지역상권활력센터는 올해 상반기 후보를 모집해 서울 지역 상인의 모범이 될 ‘서울상인’을 선발했다. 선발된 서울상인은 장사에 대한 노하우와 가치관을 공유하며 13만 명이 넘는 서울 지역 상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다.

 ‘서울상인’은 상점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아홉 가지(경쟁력 있는 ‘상품’, 마음을 끄는 ‘광고’, 발길을 잡는 ‘호객’, 정이 오가는 ‘대화’, 안부를 묻는 ‘단골’, 시선을 끄는 ‘진열’, 장사의 기본인 ‘청결’, 상생의 ‘상인정신’. 따뜻한 ‘직원 복지’) 분야로 나눠 1명씩 총 9명을 선발한다. 평가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신만의 차별화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가. 둘째, 다른 상인에게 변화의 동기나 의지를 불어넣을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는가. 마지막은 투철한 상인정신이 있고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가다.

이번 상반기엔 앞서 말한 아홉 가지 분야 중 상품·호객·광고 분야에서만 서울상인을 선발했다. ‘호객’ 분야에선 후보 모두 서울시가 제시하는 서울상인의 상에 부합하지 않아 선발하지 못했고, ‘광고’ 분야에서는 후보가 충분히 모집되지 않았다. 이에 ‘상품’ 분야에서만 32명의 후보를 심사해 최종 1명을 결정하게 됐다. 하반기에는 상품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8개 분야에서 후보를 모집하고 서울상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상인에 선정되면 다른 상인의 ‘롤모델’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우선 간단한 스피치 교육을 받은 다음 다른 상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강연 형식으로 발표한다. 이를 통해 ‘당신도 나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상인들의 자신감을 높인다. 서울상인이 무엇인지 널리 알리는 홍보 영상 제작 과정에도 참여한다.

이달에는 스브스뉴스에 ‘마따한끼(마음이 따뜻해지는 한 끼)’라는 제목으로 청년 상인과 서울상인의 만남을 담은 영상이 송출될 예정이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저는 손님의 마음을 사는 마음장사꾼입니다” 

‘ 상품’ 분야에서 서울상인으로 선발된 김창선(52)씨. 25년 전 노점상으로 장사를 시작한 그는 서울 홍제동 인왕시장의 ‘달래상회’에서 17년째 나물과 채소를 파는 상인이다. ‘장사할 땐 자식도 믿지 마라’는 장사철학을 가르쳐주신 어머니의 노점을 물려받아 현재는 아내와 함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서너 번 산지에서 직접 나물을 공수해와 다른 점포보다 품질을 높여 손님의 마음을 얻는 것이 김씨의 장사 노하우다. 서울시는 ‘25년간 쌓아온 노하우뿐 아니라 품질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이 다른 상인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판단해 김씨를 서울상인으로 선정했다.

 서울상인 시상식은 오는 18일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2018 서울 상인 페스티벌’에서진행된다. 이 행사에선 김씨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강연과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지역상권활력센터의 하반기 사업설명회 등이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상인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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