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령 평택서 폭행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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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단 창설준비단 실무자가 이전 부지 예정지에서 이전 반대 측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폭행당했다고 28일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부지확보팀장 김장수(48) 대령이 이날 오후 4시30분쯤 미군기지 이전 예정부지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대추분교에 들렀다 나오는 길에 폭행당해 눈 부위를 20바늘 꿰맸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대령은 대추분교에 대한 행정대집행(강제 철거)을 앞두고 대화를 위해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대책위(범대위) 본부가 있는 대추분교에 갔다가 돌아오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30~40명이 나타나 차를 막고 옥신각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령이 자동차를 타기 위해 돌아서는 순간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발로 걷어차 열려 있는 자동차 문에 얼굴을 부딪치면서 눈 부위가 6~7㎝ 찢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는 김 대령과 법무실장 등 국방부 관계자 3명과 수원지법 평택지원 집달관 2명이 있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김 대령은 천안 단국대병원에 입원 중이며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쯤 팽성읍 일대에 경찰이 국방부의 대추분교에 대한 행정대집행 사전연습을 한다며 병력을 투입해 한때 긴장이 고조됐다.

경찰은 경기경찰청 정보.수사 요원 100여 명과 24개 중대 등 2500여 명을 본정리.원정리.신대리 등 마을 진입로 3개 지점에 분산 배치했다.

그러자 평택 범대위는 긴급 공지를 통해 경찰 투입 소식을 알렸고 마을에 흩어져 있던 범대위 소속 회원과 주민 등 200여 명이 대추분교로 급히 집결했다. 이들은 곧바로 대추분교 정문을 걸어잠그고 농기계를 정문 쪽으로 이동시켜 바리케이드를 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하지만 원정삼거리를 거쳐 대추리 대추분교 250m 앞까지만 진입, 주민들과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평택에서 미군기지 확장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핵심 관계자들과 30일 만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에서의 영농 차단 작업에 따른 충돌사태를 막기 위해 조건 없이 반대 측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미군기지 확장 저지 팽성대책위원회' 김지태씨와 문정현 신부 등이 나올 예정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평택=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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