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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폭우 사망자 110명 넘어,아베 총리 유럽과 중동 방문 취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일본 서남부 피해지역의 사망자가 9일 오후 4시 현재 112명으로 집계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행방불명자도 78명이었다.

폭우 피해를 입은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지역.[교도=연합뉴스]

폭우 피해를 입은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지역.[교도=연합뉴스]

재해 강국이란 표현이 무색할 만큼 막대한 인명 피해다.

지역적으로 사망자 수는 40명이 넘어선 히로시마((廣島)현이 가장 많았다.

지역에 따라 72시간 동안의 강수량이 1203㎜(고치현 우마지)까지 기록했던 이번 폭우에 일본 기상청은 ‘헤이세이(平成ㆍ일본의 현재 연호) 30년 7월 호우’라는 별도의 이름을 붙였다.

수십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빈도로 발생하는 폭우 때 발령하는 특별경보가 이번엔 9개현에 걸쳐 발령됐다.  2013년 특별경보제도를 운용하기 시작한 이래 발령 지역이 가장 넓었다.

일부 지역에만 내린 게 아니라 장마전선이 비교적 넓은 지역에 걸쳐 비를 뿌려 토사붕괴와 홍수가 각지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한 점이 이번 폭우 피해의 특징이다.

9일 오전 5시 현재 17개 부ㆍ현 약 174만 세대, 386만명에게 피난지시 또는 권고가 그대로 내려져 있다. 또 일본 국토교통성 집계에 따르면 79개 하천이 범람해 침수면적이 2330ha(헥타르)에 달한다.

호우특별경보가 모두 해제된 9일 각 피해 지역에선 구조와 행방불명자 수색작업이 필사적으로 이어졌다.

폭우 피해가 심각했던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소방대원들이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인명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폭우 피해가 심각했던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소방대원들이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인명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경찰과 소방대,자위대원 등을 합쳐 7만3000명의 인원과 헬기 70대 등이 투입됐다.

한편 인명피해 규모가 늘어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는 11~18일 예정했던 유럽과 중동 4개국 방문을 급히 취소했다.

벨기에에서는 일본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 서명식이,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결국 취소됐다. 중동지역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찾을 예정이었다.

이번 순방과 관련,아베 총리는 이미 야당으로부터 “사학재단 스캔들 추궁을 피하기 위한 외유 아니냐”,“프랑스혁명 기념일 행사에도 참석한다는 데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전 총리 이후 역대 총리 중엔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없지 않느냐”는 공격을 받아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야당은 지난 금요일(6일) 대책본부를 설치했는데,정부 비상대책본부가 일요일에야 만들어진 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재해 발생 단계에서부터 관저 정보연락실에서 대책을 세웠다. 말도 안되는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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