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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지율 45% … 너무 높아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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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그럼에도 한나라당 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표정도 역력하다. 한나라당 한 핵심 당직자는 28일 "지지율이 너무 높아져 걱정"이라며 "방심하다가 2002년 대선처럼 막판에 당하진 않을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내부의 적이 가장 무섭다"고도 했다. 실제 2002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6월 지방선거 이후 5개월여를 여론조사에서 월등하게 앞서가다 선거를 한 달여 앞둔 11월 말 선두 자리를 내주며 패배했다.

리얼미터의 27일 조사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각각 45%와 22.5%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측은 "ARS 조사가 일반 여론조사보다 보수층 지지 응답이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지만 두 정당 간 지지율 변화 흐름은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최근 한나라당에는 악재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에 이어 12일에는 당 중진인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공천 비리 의혹이 터져나왔다. 각지에서 공천 관련 잡음도 이어졌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당 관계자는 "공천 비리를 스스로 고발하는 진정성이 평가된 점도 있지만 열린우리당의 무책임한 비방.폭로전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당 잘못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한나라당이 실수하면 흐름은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지도가 높아진 것이 우리의 장점에 의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인데 당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다"며 "비리 의혹이 제기된 기초단체장들이 다시 공천을 받는 등 곳곳에 불안한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번에는 운 좋게 넘어갔지만 한번 더 공천 비리가 터지면 끝장"이라고 염려했다.

현대차 수사가 야당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현대차 수사는 선거를 앞두고 야당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또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한 여당의 비방.폭로전이 시작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강주안.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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