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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 비리 피해자 225명 5년 만에 웃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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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호 10면

강상훈(28)씨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의 피해자였다. 2013년 상반기 강원랜드에 지원했다가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내심 합격을 기대하던 터여서 충격이 컸다. 불합격된 뒤엔 방황도 했다. 이후 5년간 인천광역시 등에서 제화업체 판매사원으로 일했다. 강원랜드를 향한 꿈도 그렇게 사그라지는 듯했다.

특별채용 지원 285명 중 최종합격 #외부위원 심사 참여, 공정성 높여 #워터월드 문 열고 조직도 슬림화 #2025년까지 이용객 530만 목표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최근 강원랜드 채용 비리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채용이 이뤄진 덕이다. 소식을 들고는 지체 없이 지원했다. 현재 그는 강원랜드 인턴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강씨는 “강원랜드 최종 합격 소식에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던 일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씨를 비롯한 강원랜드 채용 비리 피해자 225명이 5년여 만에 정식 직원이 됐다. 강원랜드는 2013년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발생한 채용 비리 피해자 구제를 위해 특별채용을 실시한 결과 지원자 285명 중 225명이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폐광 지역 출신 합격자는 147명(65%)이다.

2013년 당시 지원자 5268명 중 부정 채용 연루 지원자 등을 뺀 3198명에게 응시 기회가 주어졌고 이 중 285명이 특별채용에 지원했다. 강원랜드는 피해자가 없도록 세 차례에 걸쳐 공고를 내고 접수 기간도 한 차례 연장했다.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는 “5년여의 세월이 지나다 보니 안타깝게도 응시율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특별채용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채용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공정성이었다. 강원랜드는 서류 심사와 인·적성 검사, 면접 등 모든 전형에서 평가자가 응시자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도록 블라인드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모든 과정에는 감사실 직원이 입회해 확인 과정을 거쳤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서류 심사는 외부업체가 선정한 외부위원 4명이 담당토록 했다. 면접 역시 외부위원 4명과 내부위원 3명이 함께 진행했다.

합격자들은 현재 태백시 강원관광대에 마련된 교육 장소에 입소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6개월의 인턴 기간을 거친 뒤 교육·근무 평가를 바탕으로 내년 1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덕분에 꿈을 이루게 된 합격생도 적잖다. 다른 직장에 다니다 합격한 이가영(31·여)씨는 “5년간 리조트업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이번에 강원랜드 입사라는 오랜 꿈을 이뤘다”며 “열심히 노력해 카지노 딜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원랜드는 특별채용과는 별도로 그간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한 쇄신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야생화인 원추리꽃을 모티브로 한 BI(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새로 만들었다. 카지노뿐 아니라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물놀이 시설인 워터월드도 개장해 가족 단위 휴양객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4본부 17실 규모의 조직도 2본부 14실로 슬림화했다. 강원랜드는 이런 노력들을 바탕으로 340만 명 수준인 리조트 이용객 수를 2025년에는 530만 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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