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동메달 딴 이형근 선수 "모친 제사 날"로 희비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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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남영암군 도포면 수산리 이형근 선수의 집에는 추석날인 25일이 3년 전 교통사고로 숨진 어머니 서성림씨의 제사날이어서 축하잔치를 벌이지도 못하고 형수인 이효순씨(32) 혼자 집을 지키며 제사상 준비를 하느라 희비가 엇갈렸다.
이군의 동메달획득 소식을 들은 24일 밤 면장 조중윤씨(45)와 이장 조재지씨(29)가 축하잔치를 벌이려 했으나 제삿날 꽹가리를 치며 잔치를 벌일 수 없다고 동네어른들이 만류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이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상경한 아버지 성영씨(60)가 25일 오후 2시 광주에 도착한 후 아들 이 선수의 축하잔치를 결심, 이날 오후 6시부터 고향마을인 강진군 성전면 금당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1백여명과 문창수 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군의 아버지 성영씨에게 막걸리 잔을 권하며 농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췄다.
축하잔치를 마친 가족들은 이날 밤9시쯤 영암으로 돌아와 이 선수 어머니 제사를 지냈다. 이 선수는 어머니 생전에 메달을 바치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며 늦게나마 동메달을 어머니제사상에 바치게 돼 불효를 씻는 마음이 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영암=위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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