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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유대인 학살 다룬 ‘쇼아’ 감독, 클로드 란즈만 타계

중앙일보

입력

영화감독 클로드 란즈만. [사진 위키피디아]

영화감독 클로드 란즈만. [사진 위키피디아]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걸작 ‘쇼아’(Shoah·히브리어로 ‘절멸’이라는 뜻)의 감독 클로드 란즈만(Claude Lanzmann)이 5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2세.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는 란즈만 감독이 이날 오전 파리의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란즈만 감독은 다큐 ‘쇼아’로 명성을 떨쳤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제작기간만 12년이 소요됐다.

생존자들의 증언만으로 9시간 30분 러닝타임을 채운 이 작품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 차분한 톤과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생생한 진술로 인간의 잔악성과 악의 평범성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쇼아는 개봉 이후 홀로코스트에 관한 가장 중요한 영상기록물로 지금까지도 극찬을 받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란즈만 감독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그를 기억할 때 하나의 영화를 꼽는 것은 유감이지만, 걸작인 ‘쇼아’를 꼽지 않을 수 없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란즈만 감독은 최근까지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1950년대 후반 북한 여성과 자신의 로맨스를 소재로 한 ‘네이팜’을 칸 영화제에 출품했다.

1958년 다큐멘터리 촬영차 유럽 방북 대표단 일원으로 북한에 갔던 란즈만 감독이 당시 적십자 병원의 한 간호사와 사랑에 빠졌는데, 이를 소재로 다큐 영화를 만든 것이다.

가장 근작으로 란즈만 감독의 다큐영화 ‘네 자매’가 지난주 프랑스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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