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문화cafe] 라 스칼라 극장 부럽잖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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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걸작 오페라 오랜만의 무대
29일∼ 5월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오텔로'는 베르디가 '아이다' 이후 16년 만에 착수해 73세 되던 해인 1887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오페라다. 주인공 이름은 원래 오텔로이지만 셰익스피어가 영어 희곡으로 발표하면서 '오셀로'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해졌다. 베르디가 이 작품을 쓴 것은 바그너 오페라의 열풍이 유럽 대륙을 온통 뒤덮을 때였다. 그가 바그너에 맞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기엔 이미 너무 늙어버렸다. 하지만 보이토가 셰익스피어 희곡을 기초로 만들어온 오페라 대본을 보고 나서 다시 새 힘을 얻었다.

올해로 창단 5년째를 맞는 제누스 오페라단(단장 이승현)이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오텔로'를 상연한다. '아이다''토스카'등 굵직한 작품을 제작해온 오페라단이다. 지난해엔 도쿄에서 '나비부인'을 상연했다. '오텔로'는 국내에서 자주 상연되지 않는 대작이다. 정명훈씨가 1997년 상임 지휘자 계약을 두 달 앞둔 KBS 교향악단과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했었고, 98년 국립오페라단, 2002년 예술의전당이 무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을 위해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무대 세트와 의상.소품을 공수해온다. 테너 프란체스코 아닐레, 잔카를로 루제리 등 이탈리아 출신이 주역(오텔로)을 맡는다. 부인 데스데모나 역에는 소프라노 김인혜(서울대 교수).이승희(이화여대 강사)씨가 캐스팅됐다. 바리톤 김동규씨가 오랜만에 오페라 무대에 서고 바리톤 김승철(계명대 교수)씨가 함께 이아고 역을 맡아 불꽃 튀기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자코모 로프리에노가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울 필하모닉 합창단을 지휘한다.

'오텔로'는 유색 인종으로 사이프러스 총독에 오른 오텔로가 겪는 사회적 갈등과 함께 등장 인물의 본능과 내면세계를 처절할 정도로 치밀하게 묘사한다.공연개막 오후 7시30분. 02-574-806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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