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결혼식도 미루고 ??고의 훈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김영남 선수 (28) 가 메달을 목에 건 21일 전국이 감격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 가운데서도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3년째 결혼식도 미루면서 이날을 기다려온 부인 나향씨 (28).
3년 전 약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한 채 결혼식 마저 훈련에 쫓겨 올림픽 이후로 미루고도 한마디 불평 없이 기다려온 부인 나씨는 서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자택에서 딸 예지양 (2) 의 얼굴을 비비며 『아빠가 금메달을 따면 딸의 목에 걸고 결혼식을 올린 뒤 지리산으로 신혼여행을 떠나자고 했다』 며 감격해 했다.
한편 김 선수의 고향 집 함평군 대동면 용성리에서 어머니 이금월씨 (54)와 가슴 죄며 TV를 보던 동네주민들도 『김영남 만세』를 외치며 기쁨에 들떴다. 김 선수가 국가대표로 확정된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에서 2㎞ 떨어진 암자를 찾아 불공을 드려온 어머니 이씨는 『장한 내 아들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아버지 김상기씨 (55) 는 『영남이가 LA에서 실패한 후 한동안 실의에 빠졌을 때 애비 간장을 다 녹여놓더니…』 라며 숨을 길게 쉬었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한창 운동할 때 그 좋아하는 불고기 한번 먹이지 못한 것이 가슴에 못이 되었다』며 김씨는 끝내 말끝을 흐렸다.
농사꾼의 4남2녀 중 세째인 김 선수는 함평농고에 입학하면서 최경수 지도교사 (43)에게 발탁된 것이 레슬링과 인연을 맺은 계기. <함평=임광희· 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