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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유시민 총리’ 실검 1위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인터넷 댓글조작의 핵심 공범으로 꼽히는 '서유기 박모씨(31)'가 1일 오전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박태인 기자]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인터넷 댓글조작의 핵심 공범으로 꼽히는 '서유기 박모씨(31)'가 1일 오전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박태인 기자]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위력을 검증하기 위해 ‘유시민 총리’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린 정황이 확인됐다고 노컷뉴스가 2일 보도했다.

이날 매체에 따르면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회원 A씨는 경공모 핵심 회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통해 2016년 중순부터 ‘선플 운동’(선한 댓글달기)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플 운동’은 회원 각자가 나눠서 일일이 손으로 댓글을 다는 작업이었기에 곧바로 한계가 드러났고, 이들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휴대전화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1기 킹크랩’이다.

드루킹 일당은 ‘1기 킹크랩’의 성능을 인터넷상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유시민 작가’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도 했다.

이때는 2016년 11월 8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태블릿PC건’으로 인한 탄핵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국회추천 총리를 통한 내각구성안을 수용한 시기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인터넷 기사에 ‘유시민 총리설’을 댓글로 올린 뒤 해당 댓글을 킹크랩을 이용해 순식간에 ‘베스트 댓글’로 만들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유시민 총리’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유시민 총리'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네이버 ‘검색어트렌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로 2016년 11월 8일 ‘유시민 총리’라는 검색어가 급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최근 검찰은 지난 1월 17일과 18일 사이 2286개의 네이버 아이디(ID)를 활용해 뉴스기사 댓글에 대한 공감 또는 비공감을 184만여 차례 클릭한 혐의로 드루킹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불법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1일 '드루킹' 김동원씨의 측근인 '서유기' 박 모(31·구속)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이날 박씨에게 김씨가 이끌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자금 출처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검 관계자는 “드루킹 사건의 큰 줄기를 잡아가는 상황”이라며 “앞서 경찰이 수사했던 경공모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연간 운영 비용이 11억원에 달하는 경공모의 핵심 자금책으로 꼽힌다. 구속 전까지 경공모의 자금줄로 지목된 수제 비누 제작 업체 플로랄맘의 대표로도 활동했다. 김씨는 회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 수익과 비누 판매 등으로 운영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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