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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즐긴 『금』후보들 잇달아 탈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그랜드슬램보다 값져>
세계여자테니스 강호들이 당초 선수촌 입촌을 거부, 호텔에 묵겠다고 고집하다 태도를 바꾸어 『올림픽이 이렇게 의의있는 경기인줄 몰랐다』고 찬양일색.
미국의 「크리스· 에버트」(33)는 『올림픽의 테니스 종목이 앞으로는 그랜드 슬램보다 더 값진 경기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진단하기도.
64년만에 테니스가 올림픽에 복귀한데 즈음, 서울에 집결한 세계테니스의 슈퍼스타들은 그동안 호화호텔에서 식사를 주문하는 버릇이 있었으나 식당에 가서 차례를 기다러 배식받는 선수촌생활에 점차 익숙,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스키선수출신 남편 「앤디·밀」과 함께 선수촌패밀리구역에 묵고있는 「에버트」는『남편의 설득으로 서울올림픽에 출전케됐는데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막식은 인상적이었다』면서 『우리 테니스선수들은 솔직이 이기적인면이 강하기 때문에 단체생활에는 적합치 않은 점이 있다. 그러나서울올림픽에 출전해서 여러가지로 느끼는바가 크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에버튼와 같이 온「팜·슈라이버」도 『이럴줄 알았더라면「마르티나·나브라틸로바」도 같이 데려올걸 그랬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미국남자선수 「팀· 메이요튼」도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하더라도 금메달과는 바꾸지 않겠다』고 자못 비감조로 얘기하기도.

<리닝·바신스키등 쓴잔>
선수촌 당구장을 즐겨찾던 각국 금메달 후보들이 최근경기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을 보이자 선수촌주변에서는 일종의 징크스가 아니겠느냐는 반응들.
입촌직후부터 매일 저녁 2시간씩 당구를 즐기던 중국의「리닝」 선수는 18일 남자체조단체전에서 뜀틀착지후 엉덩방아를 찧고 링에 발이 걸리는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
또 종종 당구장을 찾아 당구를 즐기던 소련사격의 신기록제조기 「이고르· 바신스키」선수도 공기소총에서 동메달에 그치는 불운.
이밖에 당구장 단골인 역도52kg급 용상·인상에서 세계신기록 보유자 중국의 「허줘창」선수도 18일 한국의 전병관선수에 밀려 동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허줘창」선수는 『너무긴장했기 때문』이라며 19일아침에도 당구장을 찾았다.

<남대문등 새긴 메달인기>
선수촌 국제회관내 롯데백화점매장에는 서울올림픽 참가 기념선물을 고르려는 각국선수들이 연일 장사진.
특히 외국선수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메인스타디움·남대문·석굴암등 서울과 한국의 상징물이 든 기념메달.
백화점측은 이 메달에다 선수들이 요구하는 이름등을 새겨주고 1개에 3천∼3천5백원씩을 받고 있는데 하루 2백∼3백개씩 팔린다고.

<배지교환소에 사람몰려>
각국선수단이 경기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수촌 국제회관뒤펀 배지교환소가 국기광장을 제치고 사람이 제일 많이 몰리는 장소로 등장.
배지교환시장은 낮시간동안은 자원봉사자· 운영위원이, 밤시간에는 외국선수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는데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오륜마크가 들어있는 외국NOC배지를 몇천원씩의 웃돈을 얹어 구입하기도.
19일오후 1천여개의 배지를갖고 교환시장에 들른 라이베리아선수단임원 「바라·해리튼씨(여·44)는 우리자원봉사요원들이 들이미는 외국국가배지를 대부분 거절하고 서울올림픽마크가 새겨진 배지만을 찾아 눈길.
이 시장에서는 수요·공급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 미국·소련의 NOC배지는 헐값인 반면, 프랑스·몰타·쿠웨이트등 대체로 선수단규모가 작아 구하기가 힘든 나라의 NOC배지는 훨씬 비싼 값.

<하이네겐 시음장 마련도>
선수촌의 네덜란드선수단은 숙소 창문에 빨간색 양산을내거는등 선수촌에서 다른 선수단의 눈길을 끌기에 유난히 신경.
네덜란드 선수단은 개막식때 사용했던 「네덜란드 서울에 오다」라는 한글이 쓰여진 빨간색 양산을 아파트 창문마다 내걸고 숙소입구에 세워놓은 대형 칠판에는 「배구팀 프랑스 격파」라고 써놓기도.
네덜란드측은 선수촌 입촌식후 선수촌내에 자국의 하이네켄 맥주 시음장을 차리는등 일찍부터 남다른 상술을 발휘.

<아리랑선율 5가지로>
각경기장의 메달시상식때마다 여러가지 스타일로 편곡된 『아리랑』이 울려퍼져 외국인을 포함한 관중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아리랑』은 시상식을 알리는 팡파르가 연주된후 수상자들이 시상대로 걸어올때 울려퍼지기 시작,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설때까지 은은한 선율을 장내에 가득 채운다.
SLOOC는 『아리랑』을 한국전통음악·라틴음악·행진곡·재즈·실내악풍등 다섯가지로 준비 했는데 경기의 성격에 따라알맞은 선율을 선택해 들러주고 있다.
『아리랑』의 방송시간은 개인경기일 경우에는 약 1분30초, 여러 선수들이 시상대로 걸어가 시간이 좀 더 걸리는 단체경기에는 약 2분30초정도 걸린다.·
SLOOC는 페회식의 합창순서에도『아리랑』을 포함시켜 이곡은 세계인들에게 더욱 친밀해질 전망.

<12뎡중 가장 많은 박수>
20일 잠실수영장에서 열린 남자스프링보드 다이빙결승에서 전날 예선때 뒷머리를 다쳤던 미국의 「루가니스 선수가 상처부위주변의 머리를 깎고 출전해 눈길을 끌었는데 경기에 앞선 선수소개에서 12명의 결승진출자중 가장 많은 박수를받아 그의 인기를 입증.
한편 「루가니스」의 전날 실수는 그의 선수생활이후 첫번째 사고였는데 수영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루가니스」가 상처를 입었던 예선9회전의 「두바퀴반도는 동작」은 회전방향이 안쪽이어서 다이빙보드에 부딪칠 가능성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수 있는 종목이 아니며 「루가니스」는 겁이 없고 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두둔.

<동권마스코트 세워 눈길>
노르웨이선수단은 숙소의 입구에 자국에서 열리게 된 94년 동계올림픽의 마스콧인 「아콘 킹」을 설치해 눈길.
「아콘 킹」은 노르웨이의 국민적 상징물로 옛날 어린 「아콘」을 죽이기위해 노르웨이를 침략한 외국침략자들의 공격에 용케 살아남아 흣날 왕이 된 어린이를 가리킨다는 것.
노르웨이팀 관계자는 당시「아콘」이 살던 마을사람들이 「아콘」을 데리고 먼산속으로 피신,「아콘」의 목숨을 살렸는데「아콘 킹」은 노르웨이국민의 자랑이자 명예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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