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총장, 수사팀과 갈등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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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검찰총장이 26일 서초동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정 총장은 현대차그룹 사법 처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하루 종일 고민하겠다"며 신중하게 대답했다. [연합뉴스]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26일 오후 7시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자청했다. 오전 9시30분, 오후 2시 정례 브리핑에 이어 세 번째였다. 정상명 검찰총장이 기자들에게 "수사팀과 이견이 없었다. 내일 봅시다"라며 검찰청사를 떠난 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채 수사기획관은 "(정 총장이) 적합한 결론을 내리셨다. 수사팀과 갈등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처리 방침은 내일(27일) 2시 브리핑에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검찰총장의 결정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액션' 때문인가.

"그렇다."(※검찰은 그동안 영장 청구 등의 '액션'이 이뤄지기 전에는 내부방침을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음.)

-책임을 많이 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는 것인가. (※'책임을 많이 져야 할 사람'은 정 회장을 지칭.)

"말씀드릴 수 없다."

-2명 중 1명은 구속인가.

"확인해드릴 수 없다."(※두 명은 정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사장을 의미.)

-그동안 수렴한 외부 의견은 영향을 안 주는 건가.

"답변드릴 수 없다."(※정 총장은 각계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했음.)

-이미 결정돼 있었던 것 아닌가.

"그건 아니다. 총장님이 오랜 고심 끝에 결정하셨다."(정 총장은 이날 오후 5시쯤 보고를 받은 뒤 정 회장 등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했음.)

-방침이 정해졌다는 것만 밝히는 것은 사회에 미치는 충격파를 줄이려는 기법인가.

"그렇지 않다."(※검찰 주변에선 검찰이 '정 회장 구속'이라는 메시지를 던져놓고 27일 오전까지 여론의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나옴.)

-경제적 파장이 고려됐나.

"말씀 못 드린다."(※경제적 파장을 고려한다면 정 회장을 불구속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음.)

-수사팀 보고가 늦어진 건 총장에게 생각할 시간을 더 주기 위한 것인가.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려고 하면 안 된다."(※수사팀은 당초 25일 오후 총장에게 의견을 보고할 예정이었음. 대검의 한 간부는 "수사팀의 의견이 일단 보고되면 정 총장은 신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함.)

-총장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뭐하러 총장을 몰아세우나. 동의할 수 없다."(※수사팀과 정 총장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면 총장이 결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었다는 뜻임.)

-최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화이트칼라 범죄 엄단 발언이 수사지휘로 비치는데.

"답변드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검찰 내부 의견수렴 중 고.지검장들은 정 회장 구속 의견이 많았다고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듣지 못했다."

-현대차 본체 수사 마무리인데 지금까지 소회는.

"소회를 말씀드릴 단계가 전혀 아니다. 소회는 수사 다 끝나고 소주잔 들면서 하는 것이다. 지금 한참 전쟁하고 있다."(※로비 의혹 수사가 남아 있다는 의미임. 채 기획관은 이후 전쟁이란 표현 대신 수사 중이라고 발언을 수정함.)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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