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군단 무너뜨린 한국에 세계 언론들 ‘허걱~’‘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일부에선 독일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영국 선스포츠는 1면에 ‘F조 4위 독일 탈락’이라며 조롱했다. [사진 SNS]

일부에선 독일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영국 선스포츠는 1면에 ‘F조 4위 독일 탈락’이라며 조롱했다. [사진 SNS]

한국이 세계 최강 독일을 꺾자 해외 언론은 일제히 놀라움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투지에 찬사를 보냈다.

충격 빠진 독일 “악몽·재앙” 한숨 #영국·브라질 등 은근 기뻐하기도 #일본·중국 “한국 혼신의 힘 다해”

한국은 28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눌렀다. 1승2패(승점3·골득실0)로 F조 3위에 그친 한국은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그러나 독일을 무너뜨리면서 역대 월드컵 사상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독일은 F조 4위(1승2패·승점3·골득실-2)로 떨어지면서 1938년 이후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독일 팬들과 언론은 충격에 빠졌다. 빌트는 “월드컵 악몽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면서 “독일의 월드컵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디 벨트는 “독일팀의 경기력이 부끄럽다. 열정과 생각이 부족했다”고 비난했다. 독일 축구 전문 매체 키커는 “독일이 토너먼트행(16강)을 놓친 것은 독일 사상 최초의 재앙이다. 독일의 황금세대는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표현했다.

관련기사

다른 나라 언론들도 독일의 탈락 소식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특히 축구 종가인 영국과 축구 강국 브라질 등은 독일의 탈락을 은근히 기뻐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대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한국은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마치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처럼 기뻐했다”고 전했다. BBC는 또 한국의 골키퍼 조현우에게 가장 높은 점수(10점 만점에 8.85)를 주고, 독일 선수들에게는 2~3점대의 최악의 점수를 줬다.

영국 선 스포츠는 28일 자 1면에 F조 순위표를 크게 게재했다. 그리고 4위 독일에 빨간 줄을 쳐놓고 ‘탈락’이라고 강조한 뒤 “점선을 따라 순위표를 잘라서 소장하세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보면 웃을 수 있어요”라고 비꼬았다.

일부에선 독일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폭스스포츠 브라질은 트위터에 웃음소리를 반복해 올렸다. [사진 SNS]

일부에선 독일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폭스스포츠 브라질은 트위터에 웃음소리를 반복해 올렸다. [사진 SNS]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7로 졌던 브라질도 독일의 탈락을 반기는 표정이었다. 폭스스포츠 브라질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아하하하하하하하(AHAHAHAHA)…’라는 문구를 게시하면서 기뻐했다. E조 1위 브라질은 특히 한국이 독일을 꺾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쉬운 F조 2위 멕시코와 16강전을 치르게 된 것을 기뻐했다.

아시아의 일본과 중국도 한국의 투혼을 칭찬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독일의 공격은 단조로웠고, 한국의 수비진은 무너지지 않았다”고 했고, 산케이 스포츠는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스포츠닛폰은 “한국은 베스트 라인업을 짤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의지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고, 봉황망(鳳凰網)은 “한국은 이날 독일과 경기에 철저한 준비를 해서 매우 계획적으로 움직였으며 모든 선수가 혼신을 힘을 다해 이겼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