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서장」을 펼친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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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장 극적인 장면에 걸맞는 음악은 결국 그 자체가 극적으로 구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전위 컴퓨터 음악을 도입한 서울대 강석희 교수(54·작곡과).
그가 올림픽을 위해 만든 「기계들의 연주」는 서울올림픽을 빛내는 진기록 중의 하나로 영원히 남게될 것이다.
강교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종성화주자가 경기장 안으로 뛰어드는 순간부터 성화대에 점화될 때까지의 5분30초.
도입부에선 관중석의 술렁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충격적인 효과를 찾기 위해 제우스신이 불(화)의 창을 던지는 듯한 번개소리를 연상하며 만들었다.
주자가 운동장을 한바퀴 도는 동안엔 자전거바퀴가 구르는 소리, 활시위가 당겨지는 소리 등 경기도 중에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소리들을 내려했고 동양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금·쟁 등 손으로 뜯는 악기 소리를 연상시키러 했다.
강교수가 최초 자연음으로 선택한 것은 트럼펫의 「다」음 하나로 현악기 소리 등은 모두 이 트럼펫 소리가 컴퓨터의 계산에 의해 변형된 것. 「프로메테우스 오다」라고 이름 붙인 이 곡은 1, 2악장으로 나뉘어져 폐회식 때도 그중 2악장이 연주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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