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팔자도 없이 관망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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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쏟아져 나오는 당국의 부동산투기억제조치로 전국의 부동산시장에 한기가 돌고있다.
아파트든 당이든 거래가 동결되다시피 해 복덕방가는 개점휴업상태다.
전국 집 값의 일제 폭등을 리드했던 서울의 아파트, 특히 강남지역의 아파트는 내놓았던 물건을 모두 거두어들여 매물을 구경하기조차 힘든 형편.
이런 와중에도 부르는 값은 「8·10」 조치전과 비교해 조금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택지·임야 등 토지 쪽도 형편은 마찬가지. 「사자」는 없어도 8월초까지 오를 대로 오른 가격이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토지거래허가제가 전국도처로 확대된다는 발표이전만 해도 간간이 거래되던 대도시주변 임야마저 이달 들어서는 「사자」도 「팔자」도 없어 거래는 완전히 끊겼다. 이들 지역이 대부분 허가지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이처럼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당국이 매입자에 대해서까지 자금출처조사를 하는 등 감시의 눈길을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서울>
일반 복덕방 보다 소개비가 싸서 인기가 높던 서울신탁은행의 부동산중개 센터에는 지난 8월 이후 아파트 매물이 단 한 건도 나와있지 않다.
가지고 있는 폭에서는 올림픽이후 값이 다시 오를지도 모른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반면, 「사자」는 쪽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싼값에 물건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는 등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관망세는 계속되고 있는데 간혹 실수요자가 적극적으로 사겠다고 나서는 경우 40평 이상의 대형아파트는 호가에서 최고 5백만원 정도는 빼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전세·월세는 한달 전에 비해 값이 으르고 있는 추세. 강남의 학군 등 목이 좋은 곳은 17평 짜리를 기준 할 때 전세는 2천7백만∼2천9백만원 하던 것이 2백만∼3백만원이 올랐으며, 월세도 보증금 5백만원에 38만∼40만원에서 40만∼43만원까지 부르고 있다.

<대전>
8월초 이미 연초비 1백%이상 값이 폭등한 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전인근지역의 땅값이 크게 오른 것은 직할시승격예정에 따른 것. 「막차」를 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내년이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팽배, 물건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
투기억제조치이후 토지는 매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는 크기에 관계없이 최하 1백만원에서 최고 2백만원 정도 값이 떨어졌다. 단독주택은 보합세.

<광주>
서남권의 중핵도시로 떠오른 광주는 그 동안 땅·주택 가릴 것 없이 과열투기 붐이 일었으나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지역 발표 후 모든 거래가 주춤한 상태. 아파트 등 주택경기도 시들해져 신규아파트당첨자들이 매물을 쏟아내 놓고 있는데도 사는 사람이 없다. 또 입주를 포기하는 일도 많아 최근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는 언제든 선착순 입주가 가능한 실정.

<부산>
8월 중순이후 미리 집을 확보해 둔 사람들로부터 「팔아 달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으나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아 전반적으로 1백만∼3백만원씩 값이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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