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솔선수범 휴가로 연차휴가 사용 촉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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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시간 단축법 준수를 위한 경영자용 ‘팁’도 내놨다. 성과 중심의 보상 시스템을 강화하고 연차 휴가를 준수하게 하는 등 양(量) 중심의 근로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골자다.

경총은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북’에서 경영자 지침의 첫 번째 사안으로 관행적인 업무 준비 시간 최소화를 꼽았다.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하려면 형식적인 회의나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등 낭비 업무를 과감히 정리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경총은 실근로 시간에 기초한 임금지급 관행을 확립해가고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는 소득보전 요구에는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이를 위한 현장실천 5대 과제로 ▶불필요한 요소 제거·업무 프로세스 개선 ▶유연근무제 적극 활용 ▶연차휴가 활성화 ▶평가·보상 시스템 개편 ▶업무몰입 제고를 제안했다. 이어 경우마다 방법론을 제시한 경총은 특히 연차휴가 보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상사의 휴가를 강제하고 연간 휴가사용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일반 직원의 연차휴가 사용을 촉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휴가 사유 묻지 않기 ▶휴가 일정 수립에 관여하지 않기 ▶휴가 기간에 연락하지 않기 ▶결재권자는 가능한 한 빨리 휴가 승인하기 등 바람직한 휴가문화 지침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총은 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는 동시에 미사용 휴가보상에 따른 경영계의 비용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역량을 고려한 직무 배치로 특정 부서나 개인에게 일이 몰리지 않게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무에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낭비 요인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경총은 주장했다.
보상 시스템 개편의 경우 근속에 따른 자동호봉 승급 등 연공적 요소를 축소하고 ‘생산성 변화율’ 등을 평가 지표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직무능력에 대한 객관적·합리적 인사 시스템으로 근로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총은 또 유연근무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업무 생산성뿐 아니라 인력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경총의 주장이다. 경총은 유연근무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경영자들이 나서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일상화된 야근과 대면보고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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