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실] <12.끝> 고등학생 스스로 하는 독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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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이 요구되는 현대생활에 발맞추기 위한 밑거름은 평소 독서습관이다. 올바른 독서습관을 곧추세우는 시기가 또한 고교시절이다. 입시전쟁을 치르는 고교시절에 독서가 웬 말이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통합적인 지식 습득에 독서를 제외시킨다면 이는 사막에 집 짓기와 다름없다. 그렇다고 시간 관리가 최대의 관건인 고교시절에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책의 종류에 따라 독서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 현명한 독서 태도다. 우선 문학작품의 경우 교과서에 부분적으로 소개되는 작품은 반드시 전문을 읽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기록해 두도록 한다. 그 외 철학.예술.인문사회 및 과학 등은 단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필요한 부문 독서를 하도록 하자. 그리하여 중심 내용과 세부 사항을 파악하여 세분화된 특징을 정리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이를테면 과학교과의 경우, 칼세이건의 '콘택트(Contact)'를 읽으면 전파망원경의 역할 및 성능을 비롯한 외계인의 실체까지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논술을 위한 독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적게 읽더라도 깊이 생각하며 읽어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내용 이해는 없고, 책 속에 잠시 들르는 흔적만 남는 독서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특히 비판적 사고는 '역지사지'에서 중점을 잡아 정리해 보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그러면서 신문과 시사, 잡지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접해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사물 판단 능력을 탈피해보자. 글쓰기 능력을 비롯해 사고력과 논리력,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독서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독후활동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독서 후의 활동으로 읽었던 책에 대한 자기 다지기 작전을 실행해 보자. 주위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토론으로 독후활동을 해봄으로써 자기 아집을 벗어나 더 넓고 깊은 사고의 틀을 형성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의 웹을 활용해 보는 것도 있다. 'http://reading.busanedu.net'에서 회원등록을 한 후 학생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면 400여 권의 도서에 관한 문제를 풀어 보고 독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독서를 한 뒤 미처 생각지 못한 점을 다시 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파편적인 지식을 통합해 보는 과정을 거쳐 자신의 정신영역 세계를 구축해 가는 것이 바로 독서다.

박순희 부산 한독문화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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