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따라 잦은 여행… 자녀들에 늘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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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그이와 결혼한 55년 이후 거의 모든 올림픽을 다 참관했는데 서울올림픽은 어느 대회에 비해 손색없이 훌륭하군요』
남편인 「후안· 안토니오·사마란치」IOC위원장을 따라 네 번째 한국을 찾아온 「마리아·테레사·사마란치」 여사 (55) .
금발에 진주홍색 원피스가 강렬한 인상을 돋보이게 하는 「사마란치」 여사는 방문할 때마다 크게 달라진 서울의 모습에 놀라곤 한다고.
특히 『이번에 본 무역센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 훌륭한 전시품, 63빌딩, 쌍둥이건물 등은 장관』 이라며 시종 감탄해 마지않는다.
1년의 반 이상을 세계무대에 서야하는 「사마란치」위원장을 동행하며 세련된 매너의 교사솜씨를 자랑하는 그녀는 「사마란치」위원장을 상당히 활동적이고 성취 욕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평한다.
스페인의 신문 (라 장바르딘 지) 기자였던 그녀가 만났던 젊은 「사마란치」씨는 당시 시 공무원으로 집안간에 잘 알고 지냈던 사이.
그녀가 겪는 어려움은 장기해외여행 및 격무에 시달리는 남편의 건강과 늘 떨어져 살아야하는 자녀들의 보살핌 문제.
왕년에 하키선수였고 권투를 즐기는 「사마란치」위원장은 술·담배를 금하고 매일 오전 1시간씩 체조로 스스로 건강을 지킨다고. 그녀도 골프와 수상스키·수영으로 다듬어진 날씬한 몸매가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
「사마란치」위원장이 소련대사였던 4년간을 포함, 늘 1남1녀의 자녀와 함께 있지 못하는 미안함이 크다는 그녀는 어느 나라에 있든 식구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신경을 쓴다고.
서울올림픽에도 아들(28·뉴욕 FIB은행직원)과 며느리·딸(30)·두 손녀가 함께 참석할 계획.
이번 올림픽의 육상·체조경기를 꼭 관전할 계획이라는 그녀는 많은 한국여성들 및 세계IOC위원 부인들과의 우정과 화합을 위해 조만간 만찬을 개최할 생각이라고.
『한국인은 늘 부지런하고 친절합니다. 서울은 이제 세계의중심지로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서울에서의 즐거움이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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