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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호날두에 도전하는 ‘인간’ 루카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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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튀니지전에서 축구화를 갈아신는 루카쿠(가운데). 2경기 4골로 득점 공동선두다. [신화=연합뉴스]

튀니지전에서 축구화를 갈아신는 루카쿠(가운데). 2경기 4골로 득점 공동선두다. [신화=연합뉴스]

월드컵 득점왕을 노리는 축구의 신(神)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겁없는 인간이 있다. 벨기에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마라도나 후 첫 2경기 연속 멀티골 #벨기에 2승 이끌며 득점 공동선두 #키 190㎝ 육상선수 못잖은 스피드 #동료 지원 든든, 부상 회복이 관건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에서 튀니지를 5-2로 눌렀다. 골잡이 루카쿠의 활약이 눈부셨다. 루카쿠는 1-0으로 앞선 전반 16분 에당 아자르의 전진 패스를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2-1로 쫓긴 전반 추가시간엔 추가골을 터트렸다. 튀니지 골키퍼 벤 무스타파가 앞으로 뛰어나왔지만 재치있게 오른발로 띄워 득점으로 연결했다.

파나마와 1차전에서도 두 골을 넣은 루카쿠는 두 경기 연속 멀티골을 터트렸다.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 2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나온 건 32년 만이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벨기에를 상대로 2골씩을 넣은 게 마지막이었다. 4골을 기록한 루카쿠는 대회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호날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루카쿠는 콩고민주공화국 이민자 출신이다. 루카쿠의 아버지 로저는 콩고민주공화국 국가 대표 스트라이커였다.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은 루카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 에버튼을 거치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했다. 2017-18시즌을 앞두고 맨유에 입단할 당시 이적료는 7500만 파운드(약 1100억원)로 역대 7위다. 대표팀에서 활약도 대단하다. 2010년부터 71경기에 출전해 40골을 넣었다. 벨기에 국가대표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미국전에선 1골 1도움을 올려 팀을 8강에 올려놨다.

루카쿠의 별명은 ‘제2의 드록바’다. 드록바(40·코트디부아르·188㎝·91㎏)처럼 큰 체격(190㎝·94㎏)임에도 유연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루카쿠의 강점은 엄청난 스피드다. 단숨에 치고들어가 수비라인을 무너뜨린다. 지난 2월 첼시와 EPL 경기에선 시속 34.84㎞의 속력으로 공을 몰고 질주한 적이 있다. 100m 한국기록 보유자 김국영(시속 35.2㎞)에 육박하는 스피드다.

‘인간’ 루카쿠가 ‘신’ 호날두와 벌이는 득점왕 경쟁엔 변수가 있다. 바로 루카쿠의 부상이다. 루카쿠는 튀니지전 후반 14분 왼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교체됐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경기 뒤 “루카쿠 자신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상황은 아직 모른다. 호날두보다 유리한 점도 있다. 혼자서 팀을 끌고가는 호날두와 달리 아자르, 케빈 더 브라이너 등 팀내에 뛰어난 조력자들이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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