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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 입촌식 싸고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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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앤 공주 IOC위원선서
○…12일의 IOC총회개회식에는 영국의 「앤」 공주가 새로운 IOC위원으로 선임됐다.
IOC위원 취임선서에 나선「앤」 공주는 옅은 베이지 색 원피스에 단정한 옷차림으로 왼
손에 오륜기를 잡고 『모든 종교·인종·상업주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의무를 충실히 다하겠다』 고 선서.

<개회식 날씨만 문제>
○…IOC총회 개회식후 본부호텔인 호텔신라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사마란치」 IOC워원장 주최 만찬에는 총회개회식 분위기와는 달리 성향을 이루었다.
만찬 주최 연설에 나선 「사마란치」 위원장은『서울올림픽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제 남은 문제는 올림픽 개회식날인 오는 17일의 날씨가 어떠냐는 것뿐이다』고 인사.
「사마란치」 위원장은 전날인 11일 오후 호텔신라에서 열린 주상호 체육부장관 리셉션에서는『현재까지는 만사가 순조롭다』고 말했었다.

<2백여 거물 도열 영접>
○…스웨덴의 「구스타프」국왕이 숙소인 호텔신라에 도착한 12일 오후4시50분 호텔로비에는 최근까지 전례 없던 붉은 카피트가 깔리고 외스테르준드 동계올림픽 유치단을 비롯, 2백여 명의 각국 IOC위원 등 거물급 인사들이 카피트 좌우로 도열, 영접하는 등 국빈예우가 남다른 모습.
「구스타프」국왕은 도열한 영접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곧장 엘리베이터를 탑승, 객실로 올라갔다.
「구스타프」 국왕은 또 13일 오전10시30분 호텔신라의 팔각정에서 내외 신 기자회견을 갖고 스웨덴의 외스테르준드 시의 94동계올림픽 유치의도를 설명했다.

<서독팀 기스는 그로스>
○…12일에는 모두 15개 선수단이 입촌식을 가졌는데 이날 오후2시에는 2백50명의 동독과 2백50명의 호주선수단이 합동 입촌식을 가져 최대규모.
동독선수들은 갈대 색 유니폼에 침착한 태도들을 보였으나 호주선수들은 노란색 유니폼에 여자들은 오른쪽 어깨에 바다모양의 물결무늬 스카프를 걸친 채 축제분위기를 발산.
서독국기는 수영선수인 「그로스」가 들고 나왔는데 식이 끝나자 그의 경력을 아는 자원봉사대원들이 사진을 함께 찍자고 몰려들어 연신 싱글벙글.
그러나 이날 동독과 서독은 입촌식에서 서로 상당한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
양국선수단은 특히 이날 입촌식에 내세울 기수의 선정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인상이었는데 이날 오후2시 먼저 입촌식을 가진 동독이 86년도 수영세계선수권대회 4관 왕이자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4관 왕인 「크리스틴· 오토」 선수를 기수로 내세우자 오후5시 입촌식을 가진 서독은 LA올림픽 수영2관 왕인 「미하엘· 그로스」선수를 기수로 내세워 기죽지 않으려는 자세.
○…12일의 입촌식에서 미국선수단은 가장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 「역시 개성 있는 자유주의의 천국」 이라는 평.
제대로 줄을 맞추지 않고 국기광장에 등장한 선수들의 모습은 각양각색.
반바지에 슬리퍼 착용 정도는 물론이고 선글라스를 쓰고 쇼핑백을 들고 나온 선수들까지 있었는데, 입촌식 도중에도 옆의 동료와 농담하거나 사진을 찍기도.
그러나 성조기의 게양과 함께 국가가 연주되자 모두가 『언제 그랬냐』 는 듯이 정중한 자세를 취한 뒤, 국가가 끝나자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쳐 미국인의 애국심을 과시.
○…서울시내 관광에 나선 중국기자가 서울 소공동 지하상가에서 어깨에 멘 카메라 가방을 소매치기에게 찢기자 「귀신이 곡할 정도의 솜씨」 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북경에서 온 장기자 (61) 는 이날 카메라가방을 어깨에 멘 채 이곳 저곳을 촬영하고 오후 늦게 숙소인 기자 촌으로 돌아갔다가 기자촌 정문 안전검색 당시 안전요원들이 가방 아랫부분이 날카로운 칼로 찢겨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
○…88서울올림픽을 취재중인중국시보·연합보 등 대만취재단은 대회기간 중 중국국영통신인신화사로부터 사진을 무료로 제공받아 대만신문 등에 전재한다.
그러나 대만매스컴들은 신화사가 제공한 사진에 신화사제공이라는 것을 표시하지는 않는다.
사진 외에도 대만취재단과 중국 신화사는 대회와 관련된 정보와 자료 등을 상호 교환키로 했다.

<3천 여만 원 수입 올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선수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병원」역할을 하고있는 선수촌 내 전신전화국에 입촌 선수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자체인원만으로 손이 모자라 12일부터는 자원봉사단원 11명의 도움을 받고 있다.
홍성무 국장은 11일 『아직 선수들의 입촌이 절반 정도인데도 지난2일부터 전화국을 이용한 사람은 연2천7백여 명으로 3천1백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
선수들은 시차와 심야 할인요금 때문에 밤9시부터 새벽1시 사이에 가장 많이 전화를 이용하는데 미국의 「크림스」양은 매일 한번씩 전화국을 방문, 최다전화기록 보유자라고.

<2시간 기다리기 일쑤>
○…9일 문을 연 올림픽 패밀리타운이 처음부터 시설이 미비한데다 불친절·운영 미숙 등이 겹쳐 외국인들이 큰 불평.
등록센터 입구에는 외국인을 안내할 통역요원이나 이들의 짐을 옮겨 줄 서비스요원은 찾아볼 수 없고 예약명단이 컴퓨터에 제대로 입력되어 있지 않아 원 장부를 확인하느라 2∼3시간씩 기다리기 일쑤.
특히 경비 단 측이 보안상이유로 타운 안에서 근무하는 호텔직원들이 등록센터 밖으로 나가는 것을 통제하는 바람에 외국인들의 짐을 날라줄 포터가 없어 외국인들이 큰 불편.
이 때문에 9일 이곳을 찾은 독일여자관광객 2명은 『다섯 차례나 올림픽관광을 해봤지만 이런 시설과 서비스는 처음』 이라며 즉석에서 숙소를 시내H호텔로 옮기기도.

<서약서작성 제멋대로>
○…올림픽 관련정보를 컴퓨터 터미널로 서비스하고있는 WINS와GIONS팀은 출전선수들이 기록하는 선수서약서가 제 멋대로여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약서에는 영어· 불어로만 생년월일· 신장· 체중· 취미· 최고성적 등을 쓰게되어 있는데 자국어로 기록하거나 글자를 휘갈겨 쓰는 등 엉망이라는 것.
이 때문에 입력작업이 늦어져 선수정보서비스가 부실하다는 보도진의 불평이 높아 전산 팀은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GIONS관계자는 『하루 1만6천명의 신상 데이타를 입력하는 능력이 있으나 확인·대조에 시간이 걸려 14일 이후에나 완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고 밝혔다.
○…올림픽참가선수단의 절반 가량인 약 7천명이 입촌한 12일 현재 선수촌내 외환은행의 환전액 누계는 약 3백80만 달러로 1인 평균 환전 액은 5백 달러를 약간 넘어서고 있다는 소식.
선수촌 내 국제센터와 행정센터 두 곳에 설치된 외환은행에는 요즘 하루평균 1천5백 명의 선수들이 찾아와 적게는 1달러에서 많게는 수백 달러씩 원화로 바꿔가고 있는데 환전규모가 아시안게임 때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은행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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