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86.7cm 최장신 군단 넘은 1m69cm 최단신 '알프스 메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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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세르비아전에서 후반 45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는 스위스 미드필더 세르단 샤키리. [로이터=연합뉴스]

23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세르비아전에서 후반 45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는 스위스 미드필더 세르단 샤키리. [로이터=연합뉴스]

세르비아전 결승골 터뜨린 스위스 MF 샤키리 

23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후반 45분에 극적인 골을 터뜨린 스위스의 간판 미드필더 세르단 샤키리(26)는 손으로 새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코소보에서 태어나 어릴 적 스위스에 이민을 온 샤키리는 알바니아계 혈통을 물려받은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듯 쌍두독수리 모양의 세리머니로 의미를 더했다.

스위스의 극적인 2-1 승리를 이끈 샤키리는 작은 키에도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또한번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도 조별리그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샤키리는 이번 월드컵에선 대회 첫 역전승을 이끌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기회를 엿본 샤키리는 후반 45분 중원에서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문전을 향해 돌진했고,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친 뒤에 왼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수비의 떨어진 체력을 활용해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한 것이다.

23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세르비아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스위스의 세르단 샤키리. [AP=연합뉴스]

23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세르비아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스위스의 세르단 샤키리. [AP=연합뉴스]

키 1m69cm의 샤키리는 '알프스의 메시'로 불리는 선수다. 1m70cm도 안 되는 키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지능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이 아르헨티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꼭 빼닮았다는 의미였다. 샤키리는 2009년 스위스 21세 이하 대표팀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스위스 바젤 유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2년에 독일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그는 3시즌 동안 81경기 17골로 존재감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선 러시아 월드컵 개막 전 발표한 32개국 선수 정보에서 샤키리의 키를 1m65cm로 발표했다. 736명 선수 중에서 가장 작았다. 반면 세르비아 선수들의 평균 키는 1m86.7cm로 가장 컸다. 자신보다 20cm 가량 큰 세르비아 선수들을 상대로 샤키리는 "축구에서 작은 체격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걸 몸소 보여줬다.

23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세르비아전에서 골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스위스의 세르단 샤키리(오른쪽). 왼쪽에 있는 세르비아의 네마냐 마티치와 한눈에 봐도 체격 차이가 커 보인다. [AP=연합뉴스]

23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세르비아전에서 골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스위스의 세르단 샤키리(오른쪽). 왼쪽에 있는 세르비아의 네마냐 마티치와 한눈에 봐도 체격 차이가 커 보인다. [AP=연합뉴스]

샤키리의 골로 승부가 갈렸지만 논란이 일었던 상황도 있었다. 후반 20분 스위스 진영 혼전 상황에서 세르비아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와 스위스 수비수들이 경합을 펼쳤다. 미트로비치를 막기 위해 스위스 수비수 2명이 몸을 감싸고 잡아 방해하면서 페널티킥 판정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그냥 지나쳤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세르비아 주장 알렉산다르 콜라로프는 경기 후 "왜 VAR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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