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안내표지판 없어 통행에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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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단 서울번화가를 벗어나면 영문거리표지판이 없어서 거리를 찾아다니기가 힘들다고 학생들이 지적하더군요. 붐비는 길을 질주하는 자동차와 일부 운전기사들의 불친절도 문제지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타라고 권합니다.』
미국 몬태나주립대학교신문방송학과 과장이며 한국학 연구소장인「레이·와이젠본」교수(47)의 이야기. 몬태나대학과 83년 자매결연을 맺은 국립 군산대학 초청으로 15명의 학생을 이끌고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 한국을 찾아온 것이다.
지난달 16일 한국에 온 학생들은 3주간 군산대 캠퍼스 안 기숙사에 머무르면서 한국어 말하기와 쓰기, 한국문화와 역사 등을 강의와 현장학습을 통해 배우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말에는 군산 주변의 역사·문화·종교적 유적지를 찾거나 서울 등으로의 장기여행도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올림픽성화가 도착하는 축제분위기의 제주도여행을 갔었습니다. 이번 주말은 경주엘 갑니다. 17일 올림픽이 시작되면 게임구경을 가기 위해 학생들은 농구·권투·체조·축구 등 경기의 입장권 1백50여장을 구입했어요. 모두들 올림픽구경은 처음이라 기대가 대단합니다.』
한국에 분교가 있는 미국 메릴랜드대학과 남 캘리포니아대학에서의 강의 등을 위해 83년이래 매년 한국에 온다는 그는 올 때마다 달라지는 한국의 발전상이 놀랍다고 감탄한다.
며칠 전 군산 대 캠퍼스를 걸어가다 『양키 고 홈』이란 조롱 섞인 외침을 처음으로 듣고 놀랐다는 그는 무역문제 등으로 인한 한미갈등은 보다 많은 민간끼리의 교류와 상호이해로 풀 수 있고, 올림픽은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83년 한국출신의 윤진숙 씨(30)와 결혼, 1남 1여를 두고있는「와이젠본」교수는 몬태나대학내의 알려진 지한파다. < 박금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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