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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양책 "지속약효"의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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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의 증시부양책 마련 등 호재로 9일 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종합주가 지수 6백80선을 회복했다.
실상 정부의 증시부양책이란 것이 뚜렷한 처방전을 제시했다기보다는 증시에 대해 당국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관심 표명에 그친 것이지만 워낙 재료에 굶주려있던 때문(?)인지 호응도가 의외로 높았다.
부양책의 핵심이랄 수 있는 3개 투신에 대한 6천억 원의 주식펀드 신설은 증시에 수요증대란 측면에서 플러스의 효과를 보이겠지만 그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증시의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서 6천억 원이라 해봤자 1·5%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증시의 전체분위기가 침체상태인 상황에서 주식형 펀드의 신설을 허용했다해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 펀드에 편입시킬 의사가 있는 가도 문제다. 최근 기관투자가의 동향을 보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는 시늉을 하고는 있으나 엄청난 손실을 감안해 적극적인 매수는 꺼리는 상황이다. 또 펀드는 결국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해야하는데 요즘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주가침체에 따라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서 과거와 같은 인기를 누릴 공산이 적다.
결국 이번 정부의 증시부양책은 대세역전의 계기가 될만한 내용이 없고 또 이 같은 부양책이 올림픽 분위기를 해칠 수는 없다는 뜻일 뿐 요즘 떨어졌다해도 연초 비 25%정도 올라있는 주가에 대해그대로 지켜보겠다는 당국의 근본적 자세에 변화가 없어 단발성 약효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트로이카 시대는 끝나>
○…증시가 3개월 가까이 지리한 조정국면을 보이면서 주가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에 조언을 해주는 증권전문가들이 말하는 투자전략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투자를 않는 것도 투자다』라는 투자격언을 예로 들며 빠른 매입은 피하고 관망자세를 갖도록 당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들이 내다 팔 때 사들여야 돈을 번다』며 적극 매입을 권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증시부양책으로 마련된 주식형 수익증권 6천억 원의 신설이 수요와 공급의 갭을 다소간 메워 줄 수 있기 때문에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부추기는데 다소 보탬이 되기는 하겠지만 반전의 계기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었다.
럭키증권 김기주 이사는 『9월의 강세가 단기적으로 봐서 좋지 않을 것이므로 성급한 매입은 피하되, 주가가 떨어질 때 매입기회를 포착해 재료가 있는 무역·건설·금융주를 택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김이사는 『올림픽후 단기적인 조정기간을 거쳐 상승국면을 탈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례 없이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우량 제조업체에도 관심을 갖도록 당부했다.
또 한일증권 유인채 이사는『11, 12월에 가서야 수급 구조면에서 수요초과현상을 보이면서 좋은 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는 입장. 이 같은 전제아래 그는 『수급의 영향을 받아 많이 떨어진 종목을 중심으로 서서히 사들여야한다』고 조언.
쌍용투자증권의 김남중 이사는『6천억 원의 신규펀드가 들어와 수요 진작 책이 마련되는 등 이제 최악의 상태는 지나갔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이사는 앞으로의 투자자세에 대해 트로이카주가 빛을 발하던 금융강세는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고 전제, PER (주당 수익률) PBR(주당 순자산 배율)에 따라 투자하는 새로운 패턴으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태?·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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