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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정은, 비핵화·번영 의지 분명"…9월 동방포럼서 남북회담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했고, 남과 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도 보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이날 타스통신 등 러시아 3개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체제를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핵을 내려놓고, 경제 발전에 전력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달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두 차례 정상회담으로 김정은을 만났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아주 젊은 나이인데도 상당히 솔직담백하고 침착한 면모를 보였을 뿐 아니라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주 예의 바른 모습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합의서에 담지 않은 많은 부분에 대해서도 서로의 공감을 확인했다”며 “남북 간의 경제 협력은 러시아와의 (남ㆍ북ㆍ러) 3각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3각 협력과 관련 “철도, 가스, 전기 3개 분야부터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그것이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되면 한국에서 유럽까지 철도로 물류 이동이 가능하다”며 “남북에 큰 경제적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러시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관과 전력망의 경우 “북한과 남한은 물론 일본까지 연결할 수 있다”며 동북아 전체의 협력 모델을 밝혔다.

러시아 국빈방문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경내에서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한 비전을 밝히고 있다.[청와대 제공]

러시아 국빈방문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경내에서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한 비전을 밝히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참석도 사실상 공식화했다. 러시아는 김정은에게도 참석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 가을로 예상되는 남북 정상회담 외에 별도의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ㆍ미 정상회담 결과를 호평한 뒤 “한ㆍ미는 대규모 연합훈련 유예까지 결정했다”며 “이제 북한은 더욱더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제시해 함께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국빈 방문을 앞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러시아 언론과 합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국빈 방문을 앞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러시아 언론과 합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19일 제주도의 예멘인 등 난민 문제와 관련한 현황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제주도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비자 없이는 들어올 수 없는 나라 11개국이 있었다”며 “지난 1일부터 예멘이 추가돼 12개국이 됐다. 현재 들어와 있는 예멘 난민 500여명 외에 더는 (무비자로) 들어올 수 없다”고 알렸다.

김 대변인은 입국해 있는 500여명에 대해선 “난민 신청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야 취업이 가능하지만, 인도적 필요성에 따라 그 전이라도 내국인의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취업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난민들에게 식자재ㆍ빵ㆍ밀가루 등과 무료진료 등 의료 지원을 하고, 순찰 강화 등 범죄 예방에 나서 불필요한 충돌이나 잡음을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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