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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실종 여고생, 친구에게 "나에게 일 생기면 신고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이 친구에게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A양(16)은 아르바이트를 시켜준다는 '아빠 친구' B씨(51)를 만나러 나갔다 실종됐다.

20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 34분쯤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SNS 잘 봐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던 A양은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내던 B씨를만나러 가기 전 '아저씨가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신고해달라'고도 했다. A양은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도 보냈다.

전남 강진에서 여고생이 나흘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사진은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B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여고생이 나흘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사진은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B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경찰은 "최근 6개월간 B씨와 A양이 직접 통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은 없으며 만나는 모습이 찍힌 CCTV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 일주일 전 A양이 친구에게 "학교 앞에서 아빠 친구를 우연히 만났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양은 지난 12일에도 자신의 아버지와 B씨와 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집을 나선 뒤 행방불명됐으며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다가 이날 오후 4시 30분쯤부터 도암면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B씨의 차량은 A양이 집을 나설 당시 집에서 600m쯤 떨어진 지점과 도암면 지석마을 초입 CCTV 등에서 찍혔다. B씨는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외출했다가 이날 오후 5시 35분께 강진읍의 집으로 돌아왔고 인근 CCTV에 의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불태우고 세차를 하는 모습 등이 확인됐다.

이날 밤, A양의 어머니가 친구에게 수소문해 B씨 집을 찾아가 벨을 누르자B씨는 뒷문으로 달아났고, 다음 날 자택 인근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19일 오후 강진군 도암면 한 마을에서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을 찾고 있다. 도암면은 실종 여고생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곳이다. [뉴스1]

경찰이 19일 오후 강진군 도암면 한 마을에서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을 찾고 있다. 도암면은 실종 여고생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곳이다. [뉴스1]

경찰 관계자는 "B씨의 집과 차량, 식당 등을 수색했으나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도암면 야산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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