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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도 아닌데…" 대구공항에 러시아 노선 2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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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 중 유일, 대구공항 러시아 정기편 2개 보유

대구 동구의 대구공항 위로 민항기가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고 있다. [뉴스1]

대구 동구의 대구공항 위로 민항기가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고 있다. [뉴스1]

다음 달 2일 대구~러시아를 오가는 항공기가 뜬다. 대구공항과 하바롭스크 공항을 잇는 정기 항공편(이하 정기편)이다. 지난 4월 대구~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잇는 정기편이 생긴 이후 석 달 만에 대구발 러시아 정기편이 또 생긴다.

국내에서 하바롭스크 정기편 취항은 국내 15개 전체 공항 가운데 관문공항으로 꼽히는 인천, 김해공항뿐이다. 지방공항에서 하바롭스크 노선 취항은 처음이다. 러시아 정기편 노선을 두 개나 가진 지방공항 역시 대구공항이 유일하다.

대구시는 19일 “7월 2일부터 주 3회(월·목·토), 189석 규모의 보잉 737-800기종으로 대구~하바롭스크를 오간다"고 밝혔다. 비행시간은 3시간 20분이다. 이에 맞춰 대구공항은 주 3회 운항하던 블라디보스토크 노선도 주 7회(매일)로 증편한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 전경.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지역거점 공항으로의 육성을 공약했다. [사진 대구시]

대구 동구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 전경.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지역거점 공항으로의 육성을 공약했다. [사진 대구시]

하바롭스크는 러시아 동아시아지역 중심에 위치한 행정의 중심지다. 2014년부터 러시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구역의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대한민국 10대 관광 방한 시장이다.

지난 2016년 러시아 국내 입국자는 23만3973명. 러시아 정기편 취항으로 입국자 중 일부가 대구공항을 통해 유입되면 지역 관광 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대구시의 예측이다. 대구공항이 러시아 정기편 취항에 힘을 쏟는 배경이다. 김승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공항은 마카오와 필리핀 마닐라 등 3~4개 도시 정기편 취항을 계획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대구공항 국제선은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중국 노선에서 일본 오사카, 도쿄, 괌, 홍콩, 방콕 등 15개 노선으로 늘었다”며 “여기에 러시아 노선 2개가 더해지면서 공항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구공항 모습. [중앙포토]

대구공항 모습. [중앙포토]

1961년 개항 후 대구공항은 2004년 최대 위기를 맞았다. KTX 개통으로 공항 이용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다. 2007년엔 대구공항의 주력 노선이던 대구~김포 노선까지 폐지됐다. 2009년 연 이용객은 102만명까지 떨어졌다.

공항 이용객 100만명이 안 되는 무늬만 ‘국제’라는 이름이 붙은 공항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이때까지 대구공항은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3개의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었다.


한국공항공사와 대구시는 대구공항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제선 늘리기를 공항 활성화의 해법으로 정했다. 본격적으로 저비용 항공사 유치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항공사들을 움직이게 할 ‘당근’이 필요했다.

2012년 시는 대구공항 취항 항공사에 대한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바로 ‘대구국제공항 활성화 조례’다. 국제선 신규노선 취항항공사에 대해 손실액의 일부를 파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공항공사 측도 대구공항 신규 취항 항공사에 대해 착륙료·정류료·조명료 등 시설사용료를 50% 이상 일정 기간 면제하기로 했다.

효과가 나타났다. 항공사들이 움직였다. 2014년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대구공항에 둥지를 틀었다. 2016년 에어부산과 타이거에어가 추가로 대구공항을 근거지로 삼았다.

이렇게 공항 이용객은 2013년 108만명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 2016년 253만명, 지난해 연말 350만명을 넘어섰다. KTX에 밀려 썰렁하기만 하던 지방공항의 '반란’인 셈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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