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11연패에 빠졌던 남자 배구대표팀이 안방에서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첫 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중국에 3-0 완승 #문성민 20점-정지석 18점 활약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 남자 네이션스리그 4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을 3-0(25-21, 25-21, 25-22)으로 꺾고, 1승11패(승점5)를 기록했다. 3주차까지 1승도 올리지 못한 한국은 서울 시리즈에서도 호주(1-3패)와 이탈리아(2-3패)에 지며 11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중국을 제물로 대회 첫 승을 거뒀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0점, 정지석(대한항공)이 다음으로 많은 18점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중국 팀은 아시안게임이 아닌 세계선수권에 나설 멤버들로 구성됐다.
완승이었다. 1세트 중반까지 두 팀은 접전을 벌였다. 한국은 정지석과 문성민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리시브가 안정된 중반부터는 가운데 공격 빈도도 높아졌다. 김재휘(현대캐피탈)과 속공과 블로킹으로 점수를 따냈다. 20-18에선 황택의(KB손해보험)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한국의 끈질긴 수비가 나오자 중국은 범실을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2세트도 어렵지 않게 이겼다. 문성민은 2세트에서만 10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중국 스타팅 멤버 6명(리베로 제외)의 평균신장은 199.3㎝였다. 세터 유야오천도 1m95㎝ 장신이었다. 우리 대표팀 선발 라인업 평균보다 3㎝가 높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높이 싸움(블로킹 11-8)에서 밀리지 않았다. 한국은 3세트에서 17-17 동점을 허용했으나 김재휘의 블로킹과 정지석의 스파이크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렸다. 송명근(OK저축은행)과 황택의는 서브 에이스 3개를 뽑아내며 힘을 보탰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맛봤지만 내년 대회 잔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올해 출범한 네이션스리그는 16개 팀이 5주간 풀리그를 펼친다. 12개 핵심 팀은 대회 성적에 무관하게 2024년까지 네이션스리그 출전이 보장된다. 하지만 도전 팀 4개 팀 중 가장 성적이 낮은 팀은 하위리그인 '챌린저스리그'로 강등된다. 한국은 여자 팀이 핵심, 남자 팀이 도전으로 분류됐다. 남자는 캐나다, 불가리아, 호주를 제쳐야만 내년에도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캐나다(6승5패·승점18)와 불가리아(4승7패·승점12), 호주(4승7패·승점12)와 격차가 커 사실상 뒤집기는 어렵다. 한국은 이란으로 이동해 이란(22일), 독일(23일), 불가리아(24일)와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