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요 대통령취임 발판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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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싱가포르 총선이 집권 인민행동당 (PAP)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것은 총선후 은뢰를 공언해온 이광요수상의 거취와 관련, 상당한 시사를 던지는 것이다.
이번 총선의 쟁점가운데 하나는 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제를 수정, 최고재판소 판사의 임명거부권 등 강력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헌법개정안이 있다.
헌법개정이 집권여당에 의해 이루어질 경우 총선후 수상직 은퇴를 공언해온 이광요수상이 초대 민선대통령으로 진출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야당은 이를 「이왕조의영구집권」 시도로 보고 헌법개정 저지에 필요한 「3분의1선」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유력한 야당인 노동자당 (WP)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연합전선 (SUF)과사회주의전선 (SF) 등을 홉수, 반격을 노렸지만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59년 건국이래 29년간에 걸쳐 국정을 이끌고 있는 이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식상과 민주화의 요구가 선거를 통해 표면화되기에는 아직도 이른 실정인 셈이다.
지난 선거에서 정수 79석 가운데 2석을 차지했던 야당은 81석으로 정수가 늘어난 가운데 오히려1석을 차지하는 참패를 맛보는데 그쳤다.
이는 39개 선거구에 걸쳐 각 정당에서 후보자를 3인1조로 하여 다수 득표로써 동반당선시키는 집단선거구제가 처음 실시돼 후보자가 부족한 야당의 원내진출이 원천봉쇄당한데도 야당패배의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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