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농악이 환송…경주 거쳐 형산 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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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만 시민 나와 환송
○…대구에서 7일깨 밤을 밝힌 성화는 20여만 연도시민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으며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구를 출발,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을 향한 봉송 길에 올랐다.
비산농악대의 흥겨운 농악마당이 펼쳐진 흥 속에 대구를 떠난 성화는 경북 경산군 하양읍 효성여대 3거리에서 한광수 성화봉송단장에 의해 김상조 경북지사에게 넘겨져 시계를 벗어나 영천·월성을 거쳐 낮 12시12분 신라의 고도 경주에 닿았다.
성화는 오후 2시12분 남으로 방향을 바꿔 울산을 거친 뒤 다시 북상, 형산강 변을 따라 숙박지인 포항을 향했다.
AIDS퇴치 구호도
○…대구시 곳곳에는「장애자와 AIDS 퇴치기금 조성을 위한 대륙간 팝가수 초청 가요제를 유치하자는 이색적인 캠페인 플래카드가 나붙어 눈길.
이 플래카드는 서울에서 내려온「극단 동원」(김동원씨·35)팀이이 착안해 내건 것으로 지난 86년 런던과 필라델피아에서 동시에 공연, 그 수익금으로 에티오피아 난민들을 도와주었던「We Are The World」프로그램을 유치하자는 것.
김씨는『우리도 이번 기회에 세계적인 라이브 콘서트를 유치, 장애자와 AIDS퇴치기금을 마련하자』고 호소.

<무선사들 해외 중개>
○…2일 저녁 대구시 범어동 어린이회관 앞 광장에서 있은 성화안치식장 한 구석에는 안테나와 무선기를 설치해놓고 호출음을 울려대는 대학생 10여명이 모여 눈길.
이들은 대구대학교 아마추어 무선국회원들로 성화가 대구에 안치되는「역사적 순간」을 국내외의 아마추어 무선사들에게 실황중계(?)를 하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서울올림픽 홍보내용과 성화안치 장면을 미국·일본 등의 아마추어 무선사를 비롯해, 1백여 내 외국인 무선사들에게 직접 송신했다는 것.

<여대생 에어로빅 눈길>
○…3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를 떠난 성화가 경산군 효성여대 3거리에 도착하자 효성여대 학생 50여 명이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에어로빅 춤을 추어 환영분위기를 고조.
오전 10시30분쯤 영천시 남문로터리에서 해외 교포 김달갑씨(53)가 주자로 참가하자 주민들이 정성들여 만는 띠 바구니 3개를 터뜨리고 오색종이를 뿌리며 비둘기 8마리를 날려보내 눈길을 끌었다.

<인파 많아 통제에 곤욕>
○…대구 봉송 길에서는 경비경찰 외에도 시·구·동 직원과 모범운전사·정화위원 등이 거리곳곳에서 교통 및 인원통제에 나섰으나 워낙 많은 인파가 몰러 곤욕을 치르기도.
본리동의 대구진입로 주변에선 환영 나온 초등학생들이 주자의 뒤를 따라 달리는 바람에 8차선 차도가 마라톤 대열로 뒤엉키기도.

<건강조기회회원 호위>
○…이날 오후 6시54분에 성화가 지나간 대구 두류산공원∼두류산공원 도서관 앞까지1km구간은 14명의 남녀 두류산 건강조기회 회원들이 성화를 호위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구간 성화 호위자는 두류산 건강조기회(회장 최영기·48) 남자 7명·여자 7명으로 성화를 양쪽에서 호위했으며 이들은 이 일대 주민들로 건강조기회를 구성, 매일아침 두류공원에서 조깅·축구 등으로 체력을 단련.
○…2일 오후 3시쯤 함양군 읍내 보건소 앞길에서는 함양군 노인회장 노환옥씨(69)가 한복 도포차림에 갓을 쓴 채 양반걸음으로 15분 동안 읍내 l·5km구간의 성화를 봉송.
부 주자와 호위자 10여명도 선비출신의 노인회원으로 한복차림으로 함께 봉송했는데 호위자로 참석한 김영기씨(64)는『옛부터 좌 안동 우 함양으로 일컬을 만큼 선비가 많아 지금도 마을 곳곳에 향교와 서원·예절당 등이 남아있어 젊은이들에게 한자교육 등을 하고있다』 고 자랑.
○…성화가 전북에서 경남으로 가는 경계지점인 해발 4백50m의 팔령 고개에서는 이날 봉송구간 중 가장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는 가운데 영·호남 화합을 다짐.
전북 남원의 축산고생 50여명과 경남함양군의 함양중고생·어머니회 회원 등 3백여 명이 함께 연출하는 흥겨운 사물놀이와「손에 손잡고」합창이 성화인계 1시간 전부터 연이어 퍼져 팔령 고개는 축제분위기에 휩싸였으며 강상원 전북부지사와 이의익 경남부지사가 여학생들이 걸어준 꽃다발을 목에 걸고 성화를 인수 인계한 뒤 양손을 잡고 춤추듯이 빙글빙글 돌 때는「전라도사람」「경상도사람」1천여 명의 춤과 노래·함성이 어우러져 절정을 이뤘다.
◇오늘의 봉송구간
대구어린이회관(오전 8시30분 출발)-영천(오전 10시29분)-경주(낮 12시23분)-울산(오후 2시39분)-포항종합경기장(오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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