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8년 보수장벽 와르르 … PK 지방권력 진보로 완전교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과 기초단체장, 시·구의원 당선자들이 14일 오후 김해시 봉하 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과 기초단체장, 시·구의원 당선자들이 14일 오후 김해시 봉하 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보수 텃밭’ 부산·울산·경남의 정치지형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번 선거결과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를 지배해온 지방권력이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뀐 것이다. 1991년 최초의 의원 선거와 95년 단체장 선거 이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방권력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뀐 것이다.

6·13지방선거 민심 들여다보니 #민주당, 부·울·경 광역단체장 석권 #기초단체장·의회도 다수당 약진 #“보수당 장기집권 폐단 심판받아”

◆부산=민주당은 부산시장 자리와 16개 구·군 단체장의 13곳을 석권했다. 한국당은 겨우 서구·수영구 2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2014년 한국당이 16개 구·군 중 15곳을 싹쓸이했던 것과 정반대다. 기장군수는 무소속 오규석 군수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또 민주당은 42명을 뽑는 부산시 의원 선거(비례대표 제외)에서 4곳을 제외한 38곳을 싹쓸이했다. 민주당은 2014년 비례대표 시의원 1명을 배출한 것이 전부였다. 이번에는 시의원 비례대표 5석 중 민주당 3, 한국당 2석이 됐다.

총 182명을 뽑는 16개 구·군 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103명으로 79명인 한국당을 앞섰다. 16곳 중 한국당이 과반을 차지한 곳은 금정구가 유일하다. 민주당·한국당이 절반씩 차지한 곳은 남구, 해운대구, 수영구 3곳이다. 나머지 12개 구·군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민주당이 구·군 의회 의석수 182석 중 66석(36%)을 차지했었다.

◆울산=울산 역시 시장과 구청장·군수를 민주당이 휩쓸었다. 역시 광역·기초단체장 모두 한국당이 차지한 2014년과 정반대다. 북구 국회의원 재선에선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이 당선됐다.

또 민주당은 울산시 의원 19석 가운데 15석을 확보했다. 2014년은 19명 모두 한국당 소속이었다. 이어 5개 구·군 의원 43명 가운데 민주당은 22명, 한국당은 19명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울주군·중구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했다. 남·동구의회는 민주당·한국당이 각각 6·3석씩 나눠 가졌다. 2014년에는 기초의원 총 43명 가운데 한국당이 30명, 민주당 2명이었다.

◆경남=민주당 김경수 당선인은 민선 이후 첫 민주당 계열 도지사가 됐다. 또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2014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무소속·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14:3:1의 성적표를 거뒀으나 이번에는 민주당이 창원·고성·김해·통영·거제·양산·남해 등 7곳에서 승리했다. 나머지는 한국당 10곳, 무소속 1곳(함양군)이다. 민주당은 그동안의 동진서보(동쪽은 진보, 서쪽은 보수 강세) 현상을 넘어 통영·남해 등 남해권까지 지지권을 넓혔다.

경남도 의회 다수당도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도의원 52명(비례대표 6명 제외) 중 민주당 31명, 한국당 19명이 당선됐다. 2014년엔 55명 중 50명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소속이었다.

기초의회도 크게 달라졌다. 2014년 18개 시·군 의회 중 민주당이 절반을 넘긴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김해가 20명 중 13명, 거제가 14명 중 9명, 양산이 15명 중 8명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 창원시 의회(의원 39명, 비례제외)는 민주당·한국당이 19명씩 차지했다. 나머지 1명은 정의당이다. 나머지 시·군에서도 민주당 의원이 1~8명씩 뽑혔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팀장은 “보수 정당이 장기집권하면서 쌓인 폐단과 공공행정의 실패가 심판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광태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한국당에 대한 실망감, 문재인 정부와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긍정 평가가 반영된 결과지만 중앙 이슈에 지역 이슈가 묻힌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위성욱·최은경·이은지 기자 w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