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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센토사 합의는 냉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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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북·미 정상이 만나는 생방송을 보고 있다. 왼쪽은 이낙연 총리, 오른쪽은 고형권 차관.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북·미 정상이 만나는 생방송을 보고 있다. 왼쪽은 이낙연 총리, 오른쪽은 고형권 차관.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남북이 거둔 위대한 승리 #평화·협력의 길에 북한과 동행” #전용기로 귀국길 트럼프와 통화 #내일은 청와대서 폼페이오 접견

문 대통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를 써갈 것”이라며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20분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진이 이루기 어려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훌륭한 대화 상대로,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김 위원장이 뭔가 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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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청와대 참모들은 북·미 회담 결과에 대해 “잘 된 회담”이라면서도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의 입장문을 대독한 김 대변인도 “질문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파견돼 있는) 싱가포르에서 받겠다”고만 말했다.

이런 조심스런 자세는 당초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까지 나올 수도 있다’던 기대와는 달리 회담이 포괄적 합의에만 그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담 전 많은 전망이 나왔지만 일단 양 정상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자체가 가장 큰 성과”라며 “청와대에서는 성공적인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진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가 CVID의 의미’라고 해석했다”며 “북한이 거부감을 보여온 CVID를 공동성명에서 다른 말로 대체한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때 이를 확인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미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의 재확인’을 명시한 대목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힘을 실은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이든 평양이든 갈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워싱턴과 뉴욕 뿐 아니라 평양과 판문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종전 선언 시기에 대해선 “6·25는 시기적으로 촉박하고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이나 광복절(8월15일), 9월 유엔 정기 총회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할 예정이다. 앞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거나 핫라인 통화를 통해 직접 소통할 가능성도 있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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