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의원들 정보사령관에만 인책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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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림픽·날씨 화제로 얘기>
○…노태우대통령은 31일 낮 청와대에서 김대중평민당총재를 맞아 올림픽과 날씨 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한 뒤 곧바로 배석자 없이 오찬회담을 진행.
노대통령은『올림픽개막날짜를9월17일로 잡은 것은 우리 기상대의 지난 50년간 날씨기록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이번 올림픽기간 중 열리는 IOC총회에서 96년의 동계올림픽개최지가 결정되는데「레이건」미대통령과「슐츠」장관이 친서를 보내 앵커리지로 유치하려는 등 벌써부터 로비가 한창』이라고 공개.
노대통령은 이어『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재정문제로 선진국이 아니면 올림픽을 치를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80년부터는 올림픽을 하면 돈을 번다는 인식 때문에 서로 하려한다』고 하자 김총재는『관광객 때문입니까』라고 문의.
노대통령은『TV중계료, 올림픽 마키팅, 관광객증대도 한 이유지만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의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수출이 크게 늘어난다』고 답변하면서『우리의 무역흑자가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겨 86년에 달성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부연.

<개헌문제로 비약은 잘못>
○…김용갑총무처장관의 체제수호발언을 따진 30일의 국회 행정위는 야당 측이 인책사퇴요구·극우준동의 증거로 몰아세워 초반엔 긴박감이 감돌았으나 김장관이「개인 소신임을 거듭 내세운 데 대해 야당이 김장관의 파면 요구 만해 맥없이 종료.
초반 야당의원들의 파상 공세에 김장관은『개헌문제로 비약된 것은 잘못이나 좌경세력대목은 잘못된 게 없다』고 소신 있게 버티면서『개헌발언으로 비약된 데 사과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발언과 관련해 사퇴할 용의는 없다』고 대응.
결국 야당측은 김장관이「국론분열과 극우세력의 반동을 부추긴 협의가 있다」고 주장, 파면을 촉구키로 하고 이를 정부측에 전달하는 정도로 자족(?).
그러나 민정당측이『파면촉구는 헌법·국회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야당스스로가 헌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역공해 머쓱.

<군 수뇌부 반응에 신경>
○…31일 열린 국회국방위는 그 동안『일단 수사가 끝나면 보자』며 으름장을 놓았던 야당 측의 태도로 관심을 모았으나 야당의원들이 대체로 문제를 더 이상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 비교적 긴장감 없이 차분하게 진행.
특히 일부의원들은 유화적 입장을 보이면서 군 수뇌부의 반응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눈치였는데 김현의원 (공화) 은장관·총장을 호칭하면서 상임위관례와는 달리 꼬박꼬박「님」자를 붙여 눈길.
야당의원들은 인책공세에 있어서도 오자복장관과 이종구참모총장 대목은 슬쩍 피해 가는 눈치가 역력했는데 유독 정웅의원 (평민)만이『장관·총장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분명히 주장.

<″호남사람 두둔한다 비난″>
○…새벽까지 계속된 30일 오후의 국회5공 특위에선 민정당 측이 집기은폐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진 문창수전남도지사의 증언청취를 요구했으나 평민당 측의 완강한 반대 속에 표결 끝에 민주·공화당도 반대해 부결.
이 때문에 회의는 3시간 여 동안 정회되기도 했는데 4당 간사회의에서 김봉호 평민당 간사는『문지사에 대한 인책반대가 우리의 방침인데 문지사의 증언을 듣다보면 허위보고부분이 더욱 부각되고 결국 인책이 불가피 하지 않느냐』며 증언 반대 이유를 밝혔다는 후문.
이에 대해 민정당 측은『평민당이 호남이 지지기반이기 때문에 호남사람을 두둔한다』고 비난.
특위에선 이춘구내무장관이 출석한 김에 야당의원들이『위험한 사상이 담긴 우익궐기책자를 배포해 정국을 혼란시키고있다』고 추궁했고 이장관은『왜 이 글이 극우로 매도돼야하는지 의문이며 글 자체로는 고칠 데가 없다』고 응수.

<"민주화는 누구나 느껴야">
○…김대중평민당총재는 31일 청와대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김수환추기경이 관훈클럽에서 노대통령을 민주화소신을 가진 훌륭한 사람으로 기대한다고 하면서도 민주화는 국민 누구나 피부로 느끼게 해야 한다고 한말을 상기시키겠다』고 피력.
김총재는 노대통령에게 우리민주화의 방향과 수준은 지금우리의 현실과 버금가는「아데나워」수상통치하의 서독을 모범으로 해야된다며『「아데나워 수상은 공산주의를 단호하게 반대했지만 그의 반공은 철저한 자유민주체제의 실현을 통한 것이었다』고 주장

<"착실한 수권 태세 갖추자">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31일 양평 남한강수련원에서 열린 제1기 전국지구당 간부훈련에 참석, 특강을 통해『우리사회는 지난27년 동안 계속된 군부 출신의 지배로 곳곳에 군사문화의 찌꺼기와 획일 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다』고 지적하고『민주당의 역사적 소명은 권위주의 정치와 군사문화의 청산』이라고 강조.
김총재는『6공화국은 5공화국과 같은 핏줄에서 태어났고 두 정권의 기본성격은 동일한 것』이라면서 『좌경으로 치닫는 일부 과격세력과 군사쿠데타와 같은 시대착오적 망상을 갖는 극우세력은 모두 오랜 군부통치의 부산물』이라고 강조하고『다음 번 대통령선거에서 진정한 의미의 평화적 정권교체실현을 위해 착실하게 수권태세를 갖추어 나가자』고 당부. <양평=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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