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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항공 판매 규제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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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유럽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헐값 항공편 판매를 제한하자는 주장이 환경문제에 민감한 독일의 집권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객 항공기의 대기오염이 심각한데 헐값 항공편 때문에 항공기 이용이 크게 늘어 오염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유럽의회 녹색당 소속 하이데 뤼레 의원은 12일(현지시간) "값싼 항공권을 대량으로 팔고 있는 라이언에어, 저먼윙스 등 항공사들은 환경오염을 대가로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제동을 걸기 위해 더 이상 헐값 항공권 판매를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집행위원회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독일 녹색당의 윈프리드 헤르만 의원도 "항공요금이 철도요금보다 싼 비정상적인 상황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 된다"면서 "앞으론 헐값 항공편에 대해 이.착륙세는 물론 항공권 한장 판매 때마다 소음방지 요금을 5유로(6천5백원)가량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객항공기들은 통상 대류권과 성층권 사이의 틈보다 10km 위 상공을 날게 된다. 그런데 이 고도 위의 대기는 그 아래보다 기온이 높기 때문에 항공기가 내뿜는 오염물질이 다른 곳보다 몇배 더 오래 머문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영국 런던 왕복 항공권은 30유로(3만9천원), 독일 프랑크푸르트~포르투갈 리스본 왕복 항공권은 38유로(4만9천4백원)에 팔리고 있다. 독일 내 베를린~프랑크푸르트 간 철도 편도 2등석 요금이 86.40유로(11만2천3백40원)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싼 편이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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