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도 시대따라 새로운 연출로 재생|『코메디 프랑세즈』 연극설명회 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7세기 대표적 작가 「몰리에르」의 작품공연이 프랑스국립극단 코메디 프랑세즈를 통해 어떻게 변모해 왔는가를 살펴보는 강연회가 27일 오후 2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프랑스 ITI사무국장 「폴·루이·미뇽」씨는 「코메디 프랑세즈와 몰리에르」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몰리에르」작품공연은 각 시대별로 연출가들의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돼왔으며 이것이 「3백년 전의 고전」이 주는 구태의연함을 뛰어 넘어 오늘에 와서도 살아 숨쉬는 연극이 되게끔 한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코메디 프랑세즈의 뿌리는 1658년 「몰리에르」가 이끌던 몰리에르극단. 「몰리에르」가 죽은 뒤 이 극단은 마레극장과 통합되었는데 때마침 왕립극단인 부르고뉴극장도 분열돼 1680년 「루이」 14세가 칙령을 내려 이 극장들을 통합, 코메디 프랑세즈라 명명하고 파리에서의 상연 독점권과 연금수여 등의 특혜를 주었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때 일시 해산됐으나 「나폴레옹」이 집정관이던 1799년 국립극단으로 재발족,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전통고전극, 특히 희극의 상연을 의무로 하고 있는 세계 최정상급 연극단체다.
코메디 프랑세즈를 통한 「몰리에르」의 작품은 18세기 낭만주의 시대에는 감성적인 극의 분위기로 이끌어 졌다.
따라서 무대장치만 해도 18세기에는 희곡이 씌여진 당시의 건축양식 등을 그대로 재현, 사실에 가깝게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그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관객들은 잘 장치된 무대를 바라보고 배우들의 대사를 귀담아 들음으로써 연극을 이해하는 감상법을 익혀나갔다.
20세기 초 「쿠포」는 코메디 프랑세즈가 갖고있던 자연주의기법을 거부하고 관객들의 상상을 유발할 수 있는 쪽으로 변모시켰다. 이것은 그가 『「몰리에르」의 희극은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메시지이므로 이를 극대화하려면 사실모방의 정신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여긴데서 기인한 것.
「쿠포」의 연출법은 「루이·쥬베」에 이어져 무대장치를 극소화하는 동시에 높은 가변성을 부여, 적은 장치를 가지고도 17세기 분위기를 표출해내는데 성공을 거두었다고 「미뇽」씨는 분석했다.
그는 『이번 연출을 맡은 「장·뤽·부테」역시 이들과 맥을 잇고 있다』면서 「부테」는 86년5월 바로 『서민귀족』으로 도미니크 연출상을 받은 만큼 기대해 볼만한 무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