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북미의 최고지도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주 앉는 ‘세기의 담판’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초미의 관심 대상인 가운데 이번에 어떤 차량을 가져올지도 관심거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외국에 갈 때 전용 차량을 가져가는 거로 잘 알려져 있다.
‘야수’ 별명 전용차 캐딜락 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전용 캐딜락 리무진을 타고 다닌다. 전용차 캐딜락 원은 육중한 외관 탓에 ‘비스트’(Beast·야수)란 별명이 붙었다. 한 대 가격은 150만 달러(약 17억원)로 추정된다. 탄도 무기나 급조폭발물(IED), 화학무기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중무장해 있다. 고도의 통신 기능과 긴급 의료 장치도 갖추고 있다. 13㎝ 두께의 방탄유리를 달아 웬만한 총격에 견디며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특수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미국 측은 캐딜락 원을 싱가포르로 운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벤츠 아닌 BMW?
김정은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탄 전용차 벤츠를 타고 왔었다. 김정은의 전용 벤츠는 수류탄으로도 뚫을 수 없으며 가격은 10억 원대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5월 중국 다롄(大連) 방문 당시 수송기에 이 벤츠를 싣고 가 사용하기도 했으나 싱가포르까지 이를 가져갈지는 미지수다. 북한에서 싱가포르까지는 약 7시간, 5000㎞ 거리다.
북한 측이 현지에서 차를 임대할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싱가포르 정부가 북미정상회담 진행과 관련해 차량 4대를 도로교통법 적용 예외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도로교통법 예외 대상으로 지정된 차량 4대는 모두 검은색 BMW7 시리즈로서 교통신호나 최고속도 제한 등 관련 법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싱가포르 당국은 이들 차량이 ‘외국인 수송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측 인사들이 이들 차량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지 언론들은 세계의 시선이 쏠린 만큼 북한이 미국에 밀리고 있단 인상을 주길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출중한 성능의 의전 차량 캐딜락 원을 직접 공수해 타고 다닐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되지 않기 위해 김정은은 미국산 세단 급 차량을 렌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는 보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