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 |특수소재 운동구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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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88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첨단과학을 이용한 올림픽 메달경쟁이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미국·일본 등이 첨단 경기복을 개발, 자국선수들의 기록경신을 호언장담하고 있는가하면 동독·소련 등 스포츠강국들은 올림픽규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의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각종 전략을 마련키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과학의 역사가 짧든 우리 나라의 경우도 운동화 등을 선수개인의 신체특성에 맞도록 특수 주문해 쓰고 있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역도의 황 모 선수는 외국선수들에 비해 우리선수들이 골절에 약한 점을 감안, 골절위험이 있는 보통화 (밑창두께 15∼2mm)보다 밑창 두께가 얇은(2mm역도전문화를 신고 훈련하고 있다. 이 신의 뒤 굽은 가죽을 결에 따라 층층이 베어 붙인 것으로 86아시안게임 이후 20차례의 재 주문 끝에 마련했다.
이중 특히 스포츠의 과학화와 관련,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첨단 수영복·사이클복 등의 개발과 이용이다.
최근 수영강국인 미국은 유체공학의 특석을 십분 활용한 첨단수영복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수영팀 닥터 「존·트루프」박사는 수영선수의 몸놀림에 따라 물의 흐름을 유선형으로 변화시켜 수압을 덜 받음으로써 상당히 좋은 기록단축효과를 낼 수 있는 첨단수영복을 개발했다며 좋은 성적을 낙관하고 있다.
대표팀 선발전에서 테스트한 결과 0.01∼0.1초의 기록을 앞당길 수 있음이 확인된 이 수영복은 첨단 고무섬유 「댈럭스」를 이용한 것. 댈럭스는 원래 요트의 하단부가 받는 물의 저항을 줄이기 외해 사용됐던 신축성 높은 첨단섬유라는 것.
미국과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일본도 이에 뒤질세라 물의 저항을10%이상 줄일 수 있는 수영복을 개발, 선보였다.
7년 전부터 저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수영복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온 일본은 종래의 섬유에 비해 직경이 2분의1, 단면적이 5분의1에 불과하고 신축성이 훨씬 뛰어난 초미세 섬유를 이용, 「하이테크수영복」을 내놓고 서울 올림픽의 메달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 수영복은 이론적으로 1백m에 최대 0·2초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로 선수들의 기록향상 가능성을 강력히 내비쳐 일본남자 수영 팀의 성적에 관심을 쏠리게 하고있다.
사이클부문에서도 스포츠과학의 경합 상이 두드러지게 나다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수영복에도 쓰이는 재질인 초미세 섬유를 이용한 첨단 사이클복을 개발한 것으로 알러졌다.
나일론 80%, 폴리우레탄 20%를 각각 섞어 만든 섬유 위에 폴리우레탄으로 코팅해 만든 이 사이클복은 공기 저항을 20%감축, 기록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이클에서 선수가 받는 전체저항 중 70%이상이 공기저항이며 나머지가 노면 및 기계저항으로, 공기저항이 크게 문제되기 때문이다.
이 사이클복은 천의 표면이 돌고래 피부에 솜털이 나있는 것처럼 오돌오돌한 작은 요철로돼 있으며 LA올림픽 때 미국의 대표팀이 착용한 에어로 셔츠에 비해 폴리우레탄의 두께가 25% 얇고 신축성과 착용감도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클 경기에서는 옷뿐만 아니라 헬밋과 신발의 착용에 따른 저항문제도 중요하며 이 때문에 각국이 이의 개선에 심혈을 쏟고 있다.
「에어로 헬밋」으로 불리는 물방울형 헬밋은 보통 헬밋에 비해 25마일 경기에서 30초, 가죽모자보다 1분 정도의 기록단축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선수들은 에어로헬밋을 착용하는 예가 많다.
사이클 바퀴도 기록경신을 위해 날로 변모되고 있다.
LA올림픽 때에는 직경 28인치 크기의 뒷바퀴 무게가 2kg이었으나 최근에는 선수의 체력소모를 줄이기 외해 탄소섬유를 사용, 뒷바퀴 무게를 1kg이하로 줄였다.
중국은 탁구 등 일부선수에 대해 신형 피로 제거기를 사용, 연습 후 30분 안에 피로를 풀고 유도의 경우 사람모양의 연습기계를 사용한다는 것.
이번 88서울올림픽 때에는 어떤 형태의 최신기자재가 동원될지 동구권 등 각국이 쉬쉬하기 때문에 아직은 미지수다.
정상을 향한 집념이 강하고 기량도 뛰어난 동독·소련 등 동구권의 스포츠선진국 선수들의 과학적인 기록관리가 베일에 가려져 있어 큰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아제 경제분야발전의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우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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