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르바이트 사기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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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땀흘려 여름방학을 보낸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정해진 보수를 못 받거나 심지어 업종까지 속아 허드렛일을 하고도 업주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많아 노동부 등에 진정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 카세트테이프나 서적·소규모전자제품 등을 제작 판매하는 이들 업자들은「사무보조」 나 「간단한 자료정리」등으로 학비를 벌 수 있다고 속여 학생들을 유혹한 뒤 실제로는 자사제품의 외판 일을 시키면서 그에 대한 보수도 아예 주지 않거나 교통비에도 못 미치는 푼돈으로 때워 항의하면 해고로 맞서는 등의 사례가 많아 학비를 벌면서 보람있게 방학을 보내려는 대학생들에게 사회에 대한 불신감마저 심어주고 있다.
지난달 5일 각각 학교 취업 지도과를 통해 영어회화교재 판매업체인 「엘리트 아카데미」 (대표 신한철) 에서『업무보조와 자료정리를 해주면 월 15만원의 기본급을 보장한다』 는 약속을 받은 원미혜양 (20·단국대식품영양4) 등 4명은 지난 11일까지 한 달간 영어회화 및 중고생 교재용 카세트테이프의 외판 일을 하고 4명 몫으로 25만원만을 받았다.
원양 등은 학교취업담당직원을 통해 수 차례 항의했으나 회사측이 『우리가 말하는 업무보조가 바로 세일』이라며 『실적이 나빠 돈을 줄 수 없으니 고소해 보라』고 버텨 지난 16일 회사측을 상대로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성신여대 최문희 양 (22·식품영양 4)은 지난달 초 학교를 통해 H음료대리점판매점원 모집광고를 보고 찾아갔으나 명동일대를 돌아다니며 외판 일을 하게 해 이틀만에 급료조차 못 받고 그만두었다.
연세대 취업담당직원 김농주씨 (37) 는『대학생들의 일자리가 양적·질적으로 절대 부족한 상태여서 최근 몇 년간 각 대학마다 「아르바이트사기가 계속 늘고 있다』며 『순진한 학생들이 무더위 속에 땀흘려 일한 뒤 보수마저 제대로 못 받고도 항의조차 못하는 일이 잦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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