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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타민] 안동소주 한 잔 = 1인 한 끼분 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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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경북 안동시가 알코올 함유량이 45%나 돼 '국산 위스키'로 불리는 안동소주를 많이 마셔 달라고 권유하고 나섰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관청에서 술 먹기 캠페인을 벌이다니…. 그러나 사정을 듣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안동소주 같은 민속주를 만들 때는 우리 쌀이 재료로 들어갑니다. 쌀 한 가마니(80㎏)로 빚을 수 있는 술은 탁주가 487ℓ, 청주는 180ℓ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안동소주는 57ℓ밖에 제조할 수 없답니다. 800㎖짜리 안동소주 71병을 만들 수 있고, 한 잔(50㎖)에 쌀 70g이 들어간다는 계산입니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골머리를 앓아온 안동시는 여기서 안동소주 한 잔을 마실 경우 쌀 소비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쌀 70g은 어느 정도의 양일까요. 지난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 사람의 평균 쌀 소비량은 연간 82㎏쯤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양을 한 끼로 계산하면 74.9g이 됩니다. 소주 한 잔을 마실 때의 쌀 소비량과 거의 비슷한 수치입니다. 안동에서 민속주를 생산하는 3개 회사는 연간 540t의 쌀을 소비해 이 지역 쌀 소비량의 3.8%를 차지한답니다. 이렇게 복잡한 계산 끝에 안동시는 농민과 농촌을 위해 안동소주 판촉에 나선 것입니다.

안동=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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