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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천」지·일 과기청서 「21세기 예측」|눈만 뜨면 달라지는 첨단기술 |보고 듣고 말하는 컴퓨터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2년 남은 21세기,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최근 미·일에서는 21세기를 예측, 이에 대비하자는 운동이 활발하다. 왜냐하면 12년 후라면 지금 상상하고 있는 기술이 이미 개발에 착수됐거나 또는 연구실 밖으로 나와 실용화를 기다리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근착 미 경제전문지 포천의 각계 전문가 1백 명 조사와 일본 과학기술청의 기술예측보고서가 분석한 2000년의 과학 기술과 생활을 전한다.

<컴퓨터>
2천 년대 최대의 혁신은 컴퓨터에서 온다. 98년이면 1백 메가비트 급(현재는 4메가)초 집적 반도체가 등장, 지금보다 1천 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다. 따라서 보고 듣고 말하는 컴퓨터가 등장, 가정과 사회를 혁신시킨다.
애플 컴퓨터사의 개발담당부사장 「장·루이·가세」씨는 『개인용 컴퓨터는 두꺼운 책 한권 크기로 작아져 말로 명령하고 답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또 컴퓨터는 사람이 쓰는 글씨를 알아보아 그대로 입력하기도 한다.
2백 권 분량의 소설이 기억돼 열어 젖히면 스크린에 내용이 나오는 전자 책은 IBM에서 개발중이며 사전과 백과사전이 디스킷에 들어 있는 컴퓨터 참고서도 나온다.
2004년에는 인간의 학습과정이 컴퓨터에 응용돼 스스로 추론하고 인식하는 인공지능이 널리 쓰일 전망.

<의료>
우선 진단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올 것이다. 일부 질병은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획기적인 진전이 기대된다.
인간 유전인자는 상당부분 해독돼 치료를 돕는다. 유전인자의 정보량은 한 면에 1천 단어를 수록한 1천 페이지 짜리 책 5백 권 분량에 달한다.
제넨테크 과학담당 부사장「보스타인」씨는『우리 몸은 10만종의 단백질을 만들고 있는데 이중 1%는 약품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중에는 호르몬·단백질은 물론, 배고픔에서 성적 충동까지 관여하는 생리물질이 들어있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몸의 항체가 자기조직을 공격하는 병인 류머티즘 관절염·다발성경화증·인슐린 의존 당뇨병 등은 극복된다. 또한 심장 등 손상된 기관은 이식대신 재생하거나 수리할 수 있다.
이미 캘리포니아의 바이오테크놀러지 사는 동물실험에서 성장인자를 이용해 상처회복을 빠르게 하는 사실을 보였다. 이 실험은 내년에는 치매증 환자의 파괴된 뇌신경 세포를 수선하는 연구에 들어간다.
반면 AIDS나 백혈병·폐암 등은 2000년까지 정복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초전도>
의외로 포천의 미래 예측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초전도체의 기술혁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초전도는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것으로 86년 영하1백80도 근처에서 초전도현상이 나타나는 물질이 발견돼 세계를 흥분시켰다. 벨 연구소장 「아이안· 조스」씨는 『컴퓨터나 반도체 등이 극저온에서 동작하는 것은 너무 번거롭다』며 빠른 실용화에 의문을 표시했다.
IBM의 과학담당 부사장「고모리」씨도 『초전도는 문은 열려 있으나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으로 실용화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2001년에 대도시간을 시속 5백km로 달리는 초전도 열차의 실용화를 예견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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