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변신…멋진 무대 꾸밀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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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공연은, 처음이라 무척 흥분이 되는군요. 아직 막이 오르지 않아 성과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서울이 아름다운 도시란 것만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13일 밤 서울에 도착, 여장을 풀기가 무섭게 무대연습에 매진해온 『시카다 실바』의 여주인공「디르체 ·토마스·도스·산토스」씨(36)는 이번 무대에서 화려한 그의 변신을 기대해 달라는 듯 밝게 웃어 보인다.
연출가 「안투네스·필요」씨(59)가 이끄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극단 마쿠나이마에 그가 입단한 것은 지난86년.
신문에 실린 배우모집광고를 보고 응모했다가「안투네스」에 의해 발탁됐다.
무대에 서기 직전까지 슈퍼마켓에서 가격표를 찍었던 그는 연극이 몸에 배어 고정된 틀에 잡힌 배우보다는 각 작품의 성격을 선입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신인을 선호하는 「안투네스」취향 덕분(?)에서 첫무대에서 「실바」를 낚는 행운을 얻었다고.
작품『시카 다 실바』는 미천한 노예신분으로 통치자인 포르투갈 백인남성의 성애를 빌미삼아 여왕처럼 군림했던 한 흑인여성의 허망한 삶을 다룬 것. 지난3월 첫 공연된 이 작품에서「디르체」는 도도하고 방자한, 제멋대로 살아가는 오만한 여인상을 표출하는데·성공했다는 평을 받았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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