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득진 2단 '마스터즈 대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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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특별한 대회 방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2005 바둑 마스터즈' 첫번째 대회에서 무명 신인 옥득진 2단이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점프했다. 옥득진은 19일의 8강전에서 막강 조한승 8단을 꺾었다.

박정상 5단도 파죽의 14연승을 이어가며 4강에 올랐다. 박정상은 8강전에서 정상급의 목진석 9단을 격파했다. 옥득진과 박정상은 결승 진출을 다툰다.

4강의 나머지 두 자리는 원성진 6단과 이영구 4단이 차지했다. 박영훈 9단, 최철한 9단과 함께 '송아지 삼총사'로 불리며 쾌속 항진하던 원성진은 지난해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로 고전해 왔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윤준상 3단과 송태곤 7단을 연파하며 심기일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예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영구4단도 양건 7단을 누르고 4강에 올라 원성진과 결승행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2005 바둑 마스터즈'는 32강에 오르지 못하면 상금이 한푼도 없는 대회다. 또 시작하면 한달 이내에 끝내는 스피드 기전이기도 하다.

지난 50여년간 지속돼온 대국료 제도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대회방식을 크게 바꿔놓은 실험적 대회이기도 하다. 이 대회는 또 40세 미만의 젊은 기사들이 자신들의 연구수당으로 상금을 충당하고 있다.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은 참가신청은 했으나 대회 직전 기권을 통보해 왔다. 그렇더라도 이 대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최철한 9단이 2회전에서 이정우 5단에게 져 탈락했고 안조영 8단도 1회전에서 박승현 4단에게 무너졌다.

최명훈 9단, 목진석 9단, 송태곤 7단 등 정상급 기사들도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그중에서도 최대의 이변은 옥득진이란 23세 무명기사의 활약이다.

99년에 프로가 되어 올해 6년차인 옥득진은 새롭게 바둑에 눈을 뜬 듯 최강자들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뒀다.

최철한.조한승 등이 포진한 조에서 옥득진이 혼자 살아남을 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4강전은 바둑TV에서 치러지며 일정은 미정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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