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에 한국의 미담아|디자이너 신난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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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복의 생명인 고유한 선과 색의 조화 위에 활동성을 더하는 쪽으로 신경을 써서 디자인했습니다. 특별히 올림픽행사용 의상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생활문화의 하나로 TV등을 통해 전세계에 방영되는 만큼 일반 옷과는 달리 색채가 영상화됐을 때의 효과를 먼저 생각해야 했습니다.
서울올림픽대회를 위한 한복유니폼을 디자인한 신난숙씨(39). 그는 디자인 용역을 시작한 87년 4월부터 오늘까지 서울올림픽 개·폐회식행사 고전의상 디자이너로, 시상식 메달 운반요원 및 귀빈영접요원의 유니폼용역 디자이너로, 올림픽 의상제작 공급업체 대표로 바쁘고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제가 디자인 용역을 맡은 메달 운반요원과 귀빈 영접요원 등의 한복 유니폼은 지난 1년 4개월 동안 20회의 심의회의를 거치면서 매번 40여별씩 새 디자인을 선보여 줄잡아 8백여 벌을 디자인한 셈입니다. 꼭 4개 스타일을 골라내기 위한 진통이었습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잠실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안 수변 무대에서 있었던 서울올림픽대회 운영요원 유니폼 발표회에서 최종 디자인이 소개되기까지의 엄청난 시행착오는 가능한 한 다양한 우리 옷을 더욱 많이 보여주고 싶은 과욕때문이었고, 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을 위한 한복 유니폼 중 신씨가 가장 정성을 들여 디자인한 것은 조선시대공주가 결혼할 때 입던 대례복, 원삼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메달운반요원 선두복. 흰 생 명주에 한국 전통문양인 모란꽃·봉황 등을 손으로 그린 원삼과 금박 용무늬의 꽃 분홍치마, 그 위에 화관을 조화시킨 것이다.

<글 박금옥 기자·사진 김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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