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에선 이승엽 날고 한국선 시오타니 뜨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두산과 삼성의 잠실 경기. 3회 말 1사 1, 2루에서 두산 2루 주자 강인권이 전상열의 중전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다 삼성 포수 진갑용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뉴시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맹활약을 펼치는 사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일본에서 건너온 시오타니 가즈히코(31.SK)가 뜨고 있다.

16일 현재 홈런 3개(공동 1위), 15타점(1위), 타율 0.433(타격 3위).

SK는 1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오타니가 시즌 3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3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이도형이 연타석 홈런을 친 한화를 8-2로 크게 이겼다. 4연승을 거둔 SK는 6승1패를 기록하면서 단독선두로 나섰다.

시오타니는 여러 면에서 이승엽과 대비된다. 좌타자 이승엽이 1루를 지키는 것에 비해 우타자 시오타니는 3루수다. 타격은 이승엽이 해결사 역할인 4번이지만 시오타니는 공격을 잇는 3번을 맡고 있다.

시오타니는 이날 한화전에서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격을 주도했다. 8일 벌어진 현대와의 개막전에서는 결승 투런 홈런을 포함해 SK의 타점 3개를 모두 혼자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9일 2차전에서도 9회 말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렸다.

이로 인해 시오타니는 코칭스태프는 물론 동료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그의 진가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팀 배팅이다. 그는 "홈런을 의식하기보다 의식적으로 진루타를 치려고 노력한다. 주자를 한 베이스라도 더 보내기 위한 타격에 신경 쓴다"고 했다.

'시오타니 효과' 는 곧바로 나타나 1번 박재홍, 2번 조동화, 4번 김재현, 6번 박경완 등 무려 다섯 명이 타격 20위권에 랭크됐다. SK의 팀 타율은 무려 0.303(1위)이나 된다.

시오타니는 1992년 드래프트 6순위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2002년 오릭스로 이적한 그는 구대성(한화)과 3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한국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시즌 감독과의 불화로 팀에서 방출된 시오타니는 이승엽의 통역인 이동훈씨에게 한국에서 뛸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고,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화는 이도형이 2회와 4회에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지만 물 오른 SK 타선을 막지 못해 홈에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현대는 수원 홈경기에서 '신인왕 후보' 장원삼의 호투와 1회 말에 터진 정성훈의 시즌 첫 만루포를 앞세워 기아를 4-0으로 제압했다. 좌완투수 장원삼은 8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여 기아 타선을 산발 4안타로 막아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