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인공지진 감지 안됐다…'풍계리 폭파' 폭약 적게 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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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와 관련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24일 오후 인공 지진 발생 여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와 관련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24일 오후 인공 지진 발생 여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24일 실시된 북한 핵 실험장 폭파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는 진동이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 실험장 시설을 폭파한 시간으로 알려진 시각의 지진 파형을 분석했으나 특이한 파형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특히 폭파 시간으로 알려진 이 날 오전 11시와 오후 4시를 중심으로 인공지진이 있었는지 지진 파형을 세밀하게 분석했지만, 북한 핵실험장 폭파로 인한 진동으로 볼 수 있는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상청 우남철 지진전문분석관은 "북한이 약한 곳만 무너지도록 폭약을 적게 사용했거나, 에너지가 멀리 퍼지지 않도록 하는 폭파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핵 실험장이 위치한 북한 길주군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이 남한 쪽에서 관측되기 위해서는 지진 규모가 2.5 이상 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 2.0의 지진은 TNT 2t을 터뜨리는 것과 같은 에너지이며, 규모 2.5는 TNT 약 10t의 폭파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날 핵 실험장 폐기에 10t 이상의 TNT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남한에서 진동을 감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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