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예비 후보 한나라 홍준표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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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홍준표(사진) 의원은 공격형 인물이다. "노무현 정권과 맞설 배짱과 실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세훈 바람'이 거센 와중에도 그는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14일 만난 홍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밖에서 이미지만 가꿔 온 오 전 의원이 후보가 되는 것은 정치적 정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오세훈 바람에 밀리는 추세다. 억울하지 않나.

"밭을 다 갈아 추수기에 이르니 엉뚱한 사람이 와 추수를 하려고 대드는 상황이다. 황당하다."

-이미지 정치를 계속 비난해 왔는데.

"1995년 박찬종 후보는 조순 후보보다 25%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높았지만 결국 졌다. 2002년 김민석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미지 선거로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실종시키는 게 여권의 전략이다. 여기에 오 전 의원과 일부 소장파들이 가세하고 있어 안타깝다."

-오 전 의원으론 강금실 전 장관을 이길 수 없다는 뜻이냐.

"오 전 의원 이미지는 강 전 장관 이미지에 흡수될 것이다. 오 전 의원에겐 강 전 장관만큼 강렬한 이미지가 없다. 강 전 장관이 신촌에서 춤바람을 벌이면 오 전 의원은 강남에서 노래를 해야 하는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 위험하다."

-왜 홍 의원이 후보가 돼야 하나.

"난 촌놈 이미지, 강성 이미지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계신 분들은 지금의 야당 시장으론 적합지 않다. 현 정권에 맞서 서울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소신과 배짱, 실력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오 전 의원은 서울의 수장이 되기엔 야성(野性)이 부족하다. 맹형규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투사적 활동이 당에 부담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오 전 의원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일부 소장파들의 논리다. 내가 권력 비리를 파헤칠 때 일부 소장파는 강남에서 술 마시고 헬스클럽에서 몸 만들지 않았나. 일부 소장파들은 한나라당을 부끄러워한다. 청소부 아버지가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오면 아버지를 피해 달아날 사람들이다. 이들의 강남 오렌지식 발상이 참 못마땅하다."

-맹 전 의원과 단일화해 오 전 의원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후배 한 사람 잡으려고 선배 두 사람이 단일화하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행동이 튄다는 지적도 있다. 주로 박 대표 측에서 그런 얘기들이 나온다.

"초선 때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22년 공직생활 동안 단 한번도 흠을 잡힌 적이 없다. 특히 돈과 여자로부터 자유스러웠다. 그렇게 살다 보니 술자리에 자주 어울리지 못하고 동료 의원들과 자주 접할 수 없었다. 오해와 편견 있을 수 있다. 난 이명박 시장과 동지적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표 측에서 나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 시장은 오 전 의원을 지지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내가 누구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게 아니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왔다. 이 시장의 입장에서 공개적 지지 표명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이 시장의 속내가 우회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아파트 반값 정책 등 공약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공격을 받는데.

"지난 7년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다듬어졌고, 지난해 12월 말엔 주택공사 산하의 주택토지연구원에서 시뮬레이션까지 마쳤고, 청와대에 건의한 내용이다. 내용도 모르고 비판하면 안 된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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