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이 22일 오전 엄수됐다.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모습처럼 이날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러졌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에 앞서 열린 영결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구 회장의 유족과 LG 임직원, 지인들은 오전 8시 무렵 영결식을 진행한 뒤, 운구를 위해 장례식장 지하로 내려갔다. 8시 30분 무렵부터 진행된 발인식에는 구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었고, 구 회장을 보필했던 옛 비서진 6명이 운구했다. 상주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구본준 LG 부회장을 비롯한 친지, 지인, LG 계열사 임직원 100여명이 조용히 뒤를 따랐다. 유가족과 일부 지인들은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모인 유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발인식은 끝이 났다.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묘 방식은 수목장(樹木葬)으로 치러진다. 대기업 총수의 장례가 수목장으로 치러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평소 "전 국토가 죽은 사람의 땅으로 변질하고 있다. 명당이라는 곳마다 산소가 만들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던 고인은 한국 장묘문화 개혁을 목표로 내세운 단체를 지원하고, 각종 사업이나 캠페인을 후원해왔던 1998년 당시 고건 국무총리 등과 함께 사후 화장 서약을 했었다. 장지는 곤지암 인근으로 전해졌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