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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정부 핵심세력 돼 권력 있으나 비전·현실적 대안 만들 실력은 결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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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86세대는 군부 권위주의를 깨뜨리는 데 앞장섰던 것과 같이 한국 민주주의를 기대할 만한 수준으로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미래를 기대하도록 만들고 있는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386세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평가받는 '386의 대부' 최장집(62.고려대 정치외교학.사진) 교수가 그들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

"386은 더 이상 운동권도 아니고, 재야인사도 아니고, 시민사회의 비판세력도 아니다. …정부의 핵심세력이 되면서 권력은 있고 조건은 갖춰졌으나 비전과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 실력은 결핍돼 있다.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내야 할 상황에서 과거 투쟁 시기의 관성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충고와 비판을 담은 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민주화세대의 과제'를 21일 저녁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개원식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소장 학자들이 한국 사회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싱크탱크를 지향하며 만든 단체다.

권위주의 시절과 민주화 이후를 비교하며 최 교수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볼 때 권위주의에 비해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권위주의 정부가 절차적 측면에선 정당성이 없지만 실질적 정책 면에서 민중의 삶을 일방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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