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53.8달러 넘으면 국내 기업 적자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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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기업들은 유가가 얼마일 때 손익분기점에 도달할까.

중동 두바이유 현물가 기준으로 배럴 당 53.8달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상장기업 350 군데를 대상으로 '손익분기 유가'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이달 들어 두바이유 평균가가 배럴 당 60달러를 넘어선 것을 감안할 때 상당수 기업들이 적자를 쌓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응답 업체의 85.6%는 지난해 4월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선 이후'비용 상승의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비용 상승 부문에 대해선 47.4%가 원자재 가격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고, 연료비(22.2%).물류비(11.4%).전력비(4.6%) 순이었다. 이런 비용 상승으로 경상이익이 줄었다는 곳은 58.5%(대폭 8.5%, 소폭 50%)였다.

기업들은 올해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신규 또는 기존 투자 계획의 축소(33.3%)▶사업구조 개편(26.5%)▶인원 구조조정(11.4%)▶신사업 모색(11.4%)▶사업장 해외 이전(6.2%)▶생산 축소(3.9%) 등의 대응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가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로는 ▶원자재 수입관세 등 직접세율 인하(40.2%)▶법인세.부가세 등 간접적인 세제 혜택(31%) 등을 꼽았다. 상의 손세원 산업조사팀장은 "고유가가 지속돼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투자 분위기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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